등산 인구 1800만 명 시대다. 아웃도어 용품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파죽지세로 성장해 지난해 7조30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기록했다.


아웃도어 용품은 특별한 주말을 넘어 일상까지 파고들었다. 이제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실내에서도 아웃도어 의복을 입는 사람이 많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우트로(outro)’시대가 열렸다고도 한다. 야외를 뜻하는 아웃도어(outdoor)와 대도시를 뜻하는 메트로(metro)가 합쳐진 용어다.


그런데 이렇게 일상생활까지 파고든 혹은 말 그대로 피부와 맞닿는 아웃도어 용품은 과연 안전한 걸까? 그린피스를 위시한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당신에게도 지구에도 “아니”라고 말한다.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등산복


아웃도어 용품의 특징은 거친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섬유 제품의 경우 물이나 얼룩, 기름 등이 다른 종류의 옷이나 용품에 비해 잘 묻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제품에 넣기 위해 많은 업체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과불화 화합물(PFC)을 사용한다는 게 문제다.


과불화 화합물은 인공 화합물로 인체에 침투하면 장기간 체내에 머무른다. 또한, 수백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물질이다. 동물 실험에서 발암 문제, 간과 신장 손상, 생식 문제 등을 일으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과불화 화합물이 발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공식 발표하는 한편,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과불화 화합물인 PFOA를 생산하는 8대 업체와 올해까지 과불화 화합물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유럽연합도 과불화 화합물을 단계적으로 사용 금지 하겠다며 검토하고 있으며, 독일과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과불화 화합물을 규제하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아웃도어 용품에 사용되는 과불화 화합물에 대한 규제가 없다. 선진국들이 자체적으로 규제를 마련하고 환경 시민단체들이 과불화 화합물의 위험성을 주장해도 환경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환경부의 입장은 “정부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정도다.



지구 뒤덮는 과불화 화합물


과불화 화합물이 사용된 제품은 생산, 수송, 보관, 사용의 전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을 유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환경으로 유출된 과불화 화합물이 장거리를 이동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8월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호르몬인 과불화 화합물은 깊은 산이나 호수와 같은 외딴 지역뿐만 아니라 알래스카의 북극곰의 몸이나 사람의 피에서도 검출될 정도로 지구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축적되어 있었다.


그린피스는 알프스산맥인 스위스 마쿤 호수 고원의 해발 2641m 지점에서부터 중국 하바설산의 해발 5053m 지점 등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10개 지역을 선정해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채취한 모든 눈 시료에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된 것이다. 특히, 특정 과불화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눈에서 검출되는 농도 수준으로는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한국에서도 같은 조사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조사 대상이 된 곳은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으로, 경기도 가평천부터 강원도 방태천, 부연천, 검룡소, 황지연못 등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그리고 조사 결과, 역시 모든 지점에서 과불화 화합물이 발견됐다.

 


대안 기술은 있다


앞서 그린피스는 과불화 화합물 조사를 위해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지역을 방문하면서 과불화 화합물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아웃도어 제품을 착용했다. 본인들의 옷과 용품에서 나오는 과불화 화합물로 인한 시료의 오염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과불화 화합물 없이도 문제없이 아웃도어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제스처였다.


하지만 아웃도어 용품 제작에 과불화 화합물의 사용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가 방수가공 처리된 아웃도어 및 스포츠 웨어 61점을 구매해 분석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그린피스는 “지금 우리가 지구상에서 과불화 화합물이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십 년간 훨씬 더 심각한 오염을 견뎌야 한다”면서 “아웃도어 산업과 정부는 환경을 훼손할 뿐 아니라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과불화 화합물 전체를 산업에서 제거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신문 원문 보기 : http://www.ehn.kr/2015/12/%EB%82%B4-%EB%93%B1%EC%82%B0%EB%B3%B5%EC%97%90-%EB%8F%85%EC%84%B1-%EB%AC%BC%EC%A7%88%EC%9D%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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