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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베란다 친구들의 겨울 준비

by 막둥씨 2014. 10. 31.

날씨가 급 추워지길래 화분을 실내로 옮긴지 며칠이 지났다. 일조량과 통풍이 확실히 줄어들기 때문인지 몇몇은 다소 시들시들해 지는 느낌이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뭐 그렇다고 다시 베란다로 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실 식물들이 적응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실내로 옮긴 것들은 대부분 화초들이다. 나무류는 5~10도 사이에서 월동이 가능하다고 하니 일단은 베란다에 놔두었다. 볕 들지 않는 공간에서 쭉 살다가 올해초 처음 창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며 기념으로 4개의 화분을 샀었는데, 이후 하나둘씩 더 사고 얻고 하니 어느덧 열댓개나 되어 버렸다. 전적으로 도맡아 키우는 건 처음이라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 또 물은 언제 얼만큼 줘야 하는지를 몰라 시행착오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두어 개는 죽이기까지 했다. 서툰 능력에 미안할 따름이다. 

그 이후 또 한번 이사를 했다. 그리고 나도 식물들도 이사한 뒤로는 처음 겪는 겨울이라 얼마나 추울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창문에 붙일 뾲뾱이는 넉넉하게 사두었으니 혹여나 많이 추우면 사용해야 겠다. 모쪼록 별고 없이 겨울을 날 수 있길. 적적하고 삭만한 콘크리트 상자인 집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친구들을 잃고 싶지 않다. 나도 노력할테니 힘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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