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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농사69

우박 사실 오늘은 단비만 내린 것이 아니었다. 쏟아지던 비는 한 때 작은 구슬만한 우박을 동반했다. 우두둑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지는 얼음덩어리를 보며 나는 자연의 경이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겨울이 아닌 계절의 얼음이란 냉장고 속에서만 존재한다고 어느덧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박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양이 많아 구석진 곳에는 쌓이기 까지 하는 우박을 보며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작물이 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방 녹기에 냉해는 아니지만 작물의 대가 부러진다던가 잎에 구멍이 나면 성장에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날 비가 그치고 농부들은 밭을 둘러 본다. 이장님이 동네 방송으로 농작물의 피해가 있는지 신고하라고 하신다. 다행이 우리 동네에는 걱정할 만큼의 .. 2012. 5. 8.
고추 심기 오늘 고추를 밭에다 옮겨 심었다. 고추는 심자마자 흙을 떠 부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이 길쭉한 고추모종이 넘어지지 않고 똑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흙을 떠 부어 주면 잡초도 덜 자란다고 한다. 흙이 햇빛을 가리기 때문에 비닐 안에서 잡초가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 마침 오후늦게 부터 비가 내렸다. 작물을 심고 나서 내리는 비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나무를 심고나서 물을 주듯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는 작물에게 이 비는 문자 그대로 단비인 것이다. 2012. 5. 8.
비단개구리 이름은 고급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한 비단개구리. 하지만 이 비단개구리는 시골에서도 징그러움의 대명사다. 초록색 바탕에 검은 점박이무늬인 등은 우리나라 군복의 색과 비슷한것이 일종의 보호색인 셈인데, 그 표면이 울퉁불퉁해 징그러움을 더한다. 게다가 이녀석을 건드리면 배를 하늘을 향해 발랑 뒤집은 채로 죽은 척을 하는데 배 부분은 또 색이 달라 빨간색 바탕에 검은 점박이를 띄고 있다. 이런 징그러우면서도 화려한(?) 색상 덕분에 정식명칭은 오히려 비단개구리인 것 같다. 어쨋든 백문이불여일견이듯 직접 보는 것이 나을 것인데, 아마 여름철 시골을 방문해 본적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비단개구리를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가장 흔한 개구리인 것이다. 이 무당개구리(비단개구리)는 여름철이면 밤마다 논에 숨어 온동네가.. 2012. 5. 8.
표고버섯 집 앞에서 키우는 표고버섯. 판매용이 아니라 먹기위해서 키우는데 그 양이 꽤 많아서 일년 내내 두고두고 먹는다. 겨우내 냉동실에 얼려 놓았던 것은 이제 다 먹었고, 새로운 것이 올라온다. 해가 한 번 지난 것이다. 지금은 가물 때라 사진처럼 하얗게 갈라지고 단단한 것이 수확된다. 여름 장마철이 되면 비가 많이 내려 물컹해 지며 색도 시커먼 것들만이 수확되다. 내가 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사토야마 시리즈 중 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농부가 앞서 말한 하얗고 단단한 것은 '해의 자식' 그리고 비가 많이와 시커먼 것은 '비의 자식'으로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해의 자식'이 상품성이 있고 더 좋은 버섯이라고 말했다. 표고는 향이 좋다. 그래서 별다른 조리 없이 그냥 삶아서 초장에 직어 먹어도 그 맛이 .. 2012. 4. 15.
아침 안개 연이은 따스한 봄날이 이어지다 어제는 비가내렸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온 마을이 안개속에 잠겼다. 마치 땅에서 피어오르는 것 처럼 보이는 안개는 동시에 바람에 쓸려 저 멀리 들판으로 날라가 버린다. 2012. 4. 14.
밭 마련하기 끝 작물을 옮겨 심을 밭을 다 마련했다. 지난 2일날 시작해 총 6일 정도 걸릴 일이였는데 중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열흘쯤 걸린듯하다. 오히려 덕분에 쉬었기에 덜 피곤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 사진에는 두둑을 만드는 모습을 담았는데 이번엔 비닐을 씌우는 모습이다. 저렇게 비닐이 씌워진 두둑에 구멍을 내어 작물을 심게 될 것이다. 작업중인 밭 너머로 보이는 초록물결은 시멘트길을 중심으로 좌측이 양파 우측은 마늘이다. 지난 7일 작업한 이 때는 생각보다 작업이 길어져 저녁무렵이 다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아버지의 친구인 동네 아저씨가 지나가다 잠깐 일손이 되어 주셨다. 온종일의 피로가 다 쌓여있을 때라 큰 도움이 되었다. 일을 정말 바쁘게 하다보면 카메라를 따로 들고다니며 기록을 할 겨를이 없다. 그럴.. 2012. 4. 12.
폭풍 같은 봄비가 지나고 폭풍 같은 봄비가 내렸던 밤이 지나자 마을에도 고요함이 찾아왔다. 비를 머금은 땅속 생명들의 약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느껴지는듯 했다. 0403 2012. 4. 11.
폭풍전야 밤부터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예상되던 날 저녁. 비를 예견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장악한다. 다음날인 오늘. 봄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비바람이 몰아친다. 마치 여름의 끝에 찾아온 태풍의 그것과 같다. 잠시 그친 비는 오후가 되자 우박이 되어 내리는가 하면 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진기한 4월의 하루다. 날씨도 차다. 아침기온은 10도나 되었는데 오히려 오후로 접어들자 4도까지 떨어진다. 이런 날에는 낮에도 군불을 때줘야 좋겠다 싶어 일찌감치 불을 지핀다. 사람이야 문제 없다 싶은데 하우스 안의 모종은 얼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글을 쓰는 지금도 창 밖으로는 바람소리가 시끄럽다. 2012. 4. 3.
밭 마련하기 지난 주 이틀에 걸쳐 거름을 내어 놓은 밭에 이제 이랑을 타야 한다. 이렇게 이랑을 내는 작업도 보기만큼 쉽지가 않다. 먼저 두둑을 만들 자리를 따라 비료를 뿌려야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밭 양쪽에서 줄을 잡아주고 한 명이 비료를 뿌려야 한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상단 부분에 아직 관리기가 지나가지 않은 밭에 하얀색 줄이 희미하게 보인다. 바로 비료를 뿌린 것이다. 그 다음은 사진과 같이 관리기를 이용해 이랑을 타야 한다. 이때 양 가쪽 부분은 기계가 돌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괭이를 들고 직접 해 줘야 한다. 기계가 없던 옛날에는 인력만으로 두둑을 다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할 중노동이었을 것 같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두둑에 마지막으로 비닐.. 2012.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