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저장/농사

호박 심기

by 막둥씨 2012. 8. 12.

한 달 정도 집을 떠나 있었더니 이래저래 여름이 지나가버리는 느낌이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담배수확은 계속 되었다. 담배를 수확하는 동안에는 다른 작물을 돌 볼 겨를이 없다. 그래서 우리집은 여름동안에는 그것에만 매달린다. 물론 한 달만에 집으로 돌아온 나도 곧 바로 투입이 되었었다.

그제 겨우 담배 수확을 마쳤다. 수확한 후에도 건조시켜놓은 것을 다시 분류하고 포장하는 작업도 족히 한달을 넘게 해야 하지만, 어쨋든 수확은 일단락 된 것이다. 다음날 부터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다른 일들을 했다.

먼저 주키니 호박을 심었다. 밭을 따로 장만할 필요 없이, 담배를 따고 남은 밭고랑에 바로 심었다.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불과 2008년까지도 나는 주키니가 일본어인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어의 잔재라 여겨 사용하기를 꺼려했었다. 그러다 2009년 호주의 농장에서 일할때 보니 그 나라 사람들도 주키니라는 말을 썼다. 그렇다 주키니는 의외로 영어였던 것이다. 

그런데 호박 모종의 발아율이 너무 낮았다. 종묘사에서 사온 씨를 모종판에 심어 놓은 것인데, 10개중 6~7개 정도만 올라왔고 나머지는 죽은 것이다. 팔아서는 안 될 묵은 씨앗을 섞어서 팔기 때문이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순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였다.

오후엔 가지밭을 방문했다. 가지는 쓸데 없는 잎을 계속 잘라주어야 하는데, 그동안 바빠 제대로 한 적이 없어 무성했다. 지금은 이삼일 걸러 한 번씩 가지를 따지만, 앞으로 한창 나오기 시작하면 매일매일 수확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집 가지는 장(長)가지로 그 길이가 길다. 

고추밭은 현재 방치된 상태라 한다. 여러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수확을 해야 하는데, 매년 가을이 오기 전까진 바쁘다보니 늘 한 번에 수확하게 된다. 이웃을 보니 고추를 따고 있던데, 나는 밭에 가 본적도 없다. 그리고 사실 고추따는 일은 힘들고 재미가 없다.

장마가 끝난 후 다소 가뭄이 있었다. 나도 겪어봐서 알지만 도시에 살면 가뭄을 느끼기 힘들다. 수도를 틀면 물이 계속 나오는데 언제 느끼겠는가. 그렇다고 시골에서 수돗물이 안나온다는 것은 아니다. 논에 댈 물이 부족하다거나 밭작물이 타들어간다는 의미다. 올 해는 지독한 가뭄에 스프링클러도 하나 샀었다.

드디어 비가 온다. 이제 더위도 한 풀 꺾일 것이다. 그러다보면 가을도 곧 오겠지. 시간이 무척이나 빠르다. 

'저장 >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없는 아침  (0) 2012.08.24
가지와 파프리카  (0) 2012.08.24
2모작 준비  (0) 2012.06.25
대학생 농촌봉사활동  (0) 2012.06.23
아기 감자  (3) 2012.06.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