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풀2

밥은 먹고 다니냥? 강동구 길고양이 급식소 저는 고양이입니다. 간혹 목에 줄을 매고선 사람들과 함께 산책하는 고양이도 봤지만, 저는 그리 사람과 친한 편은 아닙니다. 저는 도시의 빌라 콘크리트 틈에서 태어났습니다. 볕은 거의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안전한 장소였습니다. 엄마는 나에게 먹이 찾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도시에는 먹을 것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주로 길에서 비닐봉지를 찾고, 그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해야 했습니다. 밥을 먹는데 종종 사람들이 엄마와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위협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번갈아 망을 보며 밥을 먹었습니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나자 겨울이 왔습니다. 뚱뚱했던 엄마는 겨울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겨울은 춥기도 하지만 먹을 것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혼자 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내 몸도 엄마처럼 뚱뚱해졌습.. 2013. 6. 24.
길고양이 탐방 강동구에 길고양이 급식소가 문을 열었다. 급식소를 이용하는 고양이를 만나보고 싶어 무작정 강동구를 찾았다. 30도를 오르내리는 6월 중순 한낮의 뜨거운 온도 때문일까? 길고양이들은 한 마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등은 땀으로 젖어왔고 땡볕에 콧잔등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래…… 너도 이런 날씨에는 그늘에서 쉬겠지.’ 문득 생각 없이 대낮에 찾아온 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첫 번째 방문은 허탕을 쳤다. 두 번째 방문은 늦은 오후를 택했다. 그런데 카메라를 들고 동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셔터를 눌러대는 내가 수상쩍게 보였나보다. 제복을 입은 경찰이 경계의 눈빛으로 다가오며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하고 물었다. “고양이 사진 찍는데요…….” 경찰은 카메라가 향한 곳에 고양이가 있음을 직접.. 201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