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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비우는 여행

부산 마음내키는 대로 간 그곳들

by 막둥씨 2010. 3. 16.

부산 마음내키는 대로 간 그 곳들


△ 금련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부산시 전경

이곳 저곳 기웃거릴 생각은 사실 없었다. 부산대 앞에서 술이나 마시다 오려 했다. 그러나 이래저래 사정상 3박 4일이나 머물러 있게 되었고 나는 부산에 있는 친구를 졸라 몇 곳을 다녀 보았다.

어디를 가볼까?

인터넷에서 부산의 가볼 만한 곳을 검색했다. 그리고 무작정 마음 내키는 곳에 가 보았다. 그리고 계획적이지 못했기에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쉼 없이 걸어야 했다.

 

금련산과 광안리 해수욕장 2006년 8월 31일

광안리는 2004년 여름의 끝자락에 해수욕을 즐기러 한번 왔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이곳은 갈 생각이 없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산 위에서 찍은 광안리 전경이 멋있어서 가기로 결심했다.

산 이름은 금련산이었다. 금련산 역에서 내려 가면 된다는 것만 알고 출발 했다. 그런데 막상 역에서 나오니 이정표도 없었고 도무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아주머니에게 물어 보아 가긴 했지만 사실상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사진을 찍은 위치를 감안해 대충 해수용장 뒤로 보이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금련산에서 본 광안대교 전경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중간에 목이 말라 왔다. 물이라도 사올걸 싶었지만 이미 늦은 상태. 계속 올라가다 보니 등산로와 이정표가 나왔다. 그곳엔 약수터가 있다고 나와 있었다.

약수터!

환해진 얼굴로 약수터까지 올랐다. 졸졸졸 물소리 듣기도 좋구나. 물을 마시려는 찰나 옆에 수질검사 표가 붙어 있었다. 이건 뭔지 싶어 봤더니

'이곳의 물은 식수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라며 써 있고 검사표에서 대장균이 어쩌고 저쩌고 라고 써 있었다. 젠장. 못마시는 물이었다. 조금만 더 목이 말랐으면 그냥 마셨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실려가고 싶지는 않았기에 약수터를 지나 길을 계속 나아갔다.

한참을 올랐다. 갑자기 가파른 언덕이 하나 보이고 저 위에 푯말이 하나 있다. 환영하니 어쩌니 라고 써 있었다. 내심 '드디어 정상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온힘을 다해 달렸다. 언그리고 덕을 다 오르는 그 순간!

그 순간! 나는 주저 않을 뻔 했다. 자동차가 내 앞을 휙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_- 맙소사 그곳엔 찻길이 나 있었다. 땀을 흘리며 힘들지만 멋지게 올라왔건만. 자동차로 길이 다 뚫려 있었다. 순간 허무해 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판기도 있다.-_-

어이없어하며 결국 자판기 캔 음료를 사들고 털썩 주저 않았다.

허무 그 자체.

한참뒤에 허무에서 벗어나 보니 그곳은 정상도 아니었다. 정상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떡할까.. 올라온게 아까워서도 더 올라가야 했다. 결국 자동차 도로를 타고 산을 더 올랐다. 얼마간 오르니 정상이 보이고 광안리 해수욕장을 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해봤자 그냥 난간만 설치해 놓은 정도-이 있었다. 하지만 그 경치는 예술이었다.

 

금련산 꼭대기에 있는 송신탑
우리는 꼭대기는 꼭 가보야 된다며 이곳을 오르려 했지만 결국 관계자에게 저지당했다

◁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본 광안대교

 

 

해동 용궁사 2006년 8월 31일


잘못내려 건너야 했던 철길 / 산 넘는 도중 나온 마을 / 용궁사 입구에 있는 바위

광안리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해동 용궁사를 찾아 갔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약도를 보아서는 분명 송정 해수욕장 옆이라고 나와 있었고 우리는 무작정 송정행 버스를 탔다.

이것이 문제였다. 우리는 송정 해수욕장을 지나 버스가 가는 가장 마지막 거점까지 가서 내렸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그저 마을이 있을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주위 주민에서 물어 봤다. 대답이 돌아왔다.

"용궁사? 거기 가려면 이리 오면 안되는데.. 걸어서 갈려고? 저기 보이는 철길 넘고 산 넘고 또 한참 가면 될거야. 꽤 멀다구"

이런 이길이 아니었나. 결국 우리는 한참을 걷고 또 걷고 또 걸어야 했다. 이정표도 보이지 않았고 물어 물어 걷고 걸어 겨우 도착하게 되었다. 우리는 둘다 기진 맥진이 되었다.


▲ 왼쪽 용궁사에는 진짜 용이 살고 있었다. 오른쪽 용궁사 전경.

입구에서도 한참을 걸어야 용궁사는 비로소 모습을 들어낸다. 금련산에서 맞이한 바닷바람과 어울어진 산 바람도 시웠했지만 용궁사에서 맞이한 바닷바람도 정말 시원했다. 절은 크지 않았다. 우리는 바닷가에서 바람을 쐬며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 지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 났다.

 

 

을숙도 2006년 9월 1일

△ 낙동강 하굿둑과 을숙도 전경

처음 이곳에서 들어서서 든 생각은 생각보다 무지 크다는 것이었다. 큰 도로가 섬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마치 서울의 하늘공원에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 갈대밭의 규모는 실로 엄청났다. 가을에 온다면 그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 같았다.

△ 을숙도의 철새. 이곳에서는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 을숙도에서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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