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잡설

이 서글픈 중년

by 막둥씨 2011. 4. 3.

사랑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때도 있었는데 

섹스 말고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었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사랑 보다도 무식한 지식인들의 모럴 테러리즘에 더 관심이 가고

(아니 관심이 아니라 왠지 모를 피해의식이 느껴지고)
 

섹스로 풀기 보다 글로 풀어대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나 글로 푸는 것이 섹스보다 더 즐거운 건 아니고)
 
  
죽여 버리고 싶은 놈들도 많아지고 

죽여 버리고 싶은 년들도 많아지고
 

공연히 어줍잖게 혁명도 하고 싶어지고

공연히 촌스럽게 계몽도 하고 싶어지고
 

사람들이 싫고 이 나라가 싫고 이 우주가 싫고

절망도 어렵고 희망도 어렵고 사랑은 더 어렵고



// 이 서글픈 중년 - 마광수 

'산문 > 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학의 위기  (0) 2011.04.12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0) 2011.04.08
포스트모던의 욕망  (1) 2010.10.31
죽음의 5단계  (0) 2010.10.27
20100612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0) 2010.06.1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