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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예상하지 못한 비

by 막둥씨 2010. 11. 11.
 집을 나오기전 아침마다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그런데 오늘 저녁 예상하지 못한 비가 내렸다. 우물쭈물하다 꼼짝없이 건물안에 갖혀 버렸는데 덕분에 책상에 진득하니 앉아 일을 했다. 학생임에도 이상하게 공부를 했다고 표현하는게 아니라 '일'을 했다고 표현을 하게 된다. 한참을 하다 밖을 보니소강상태에 접어들길래 부리나케 내려왔다. 그러나 그 뒤로 비가 오진 않았다.

 11월 11일이었다. 빼빼로를 한 통 사서 줄까 하다가 장삿속이 미워서 차라리 다른 과자를 샀으면 샀지 빼빼로는 관두기로 한다. 그러나 강요에 의해 결국 한 통 사고 만다. 슬픈 영혼들의 입으로 들어가는걸 보며 나는 먹지 않았다.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발로 잘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살짝 부서져 기능이 하나 작동하지 않는다.

 다시, 오늘 저녁엔 비가 내렸다. 막걸리 한 잔 생각나 들어갔는데 팔지 않아 맥주로 대체했다. 3000원이니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20대 중후반의 과거사와 세월의 흘러감의 빠름과 추억과 앞으로 다가올 생과 그 생의 체감 속도를 멀어저가는 현재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맥주한잔으로 이야기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내일 저녁을 기약해 본다.

 친해짐에 관한 1차실험은 실패한것 같다.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 경제의 주체가 됨을 애덤 스미스가 말했듯, 나도 과감히 말하건대 보이지 않는 모기가 내방 질서의 주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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