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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묻나니 직시하라!", 책 <묻다> 인류세(人類世)라는 개념이 있다. 46억 년 전 탄생부터 지구 역사를 여럿 지질 시대로 나누는데, 인류가 환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현대를 새로운 세로 분리하자는 주장이다. 네덜란드 대기화학자 파울 크루첸이 지난 2000년 처음 인류세 개념을 제시했는데, 많은 이들이 핵실험이 처음 실시된 1945년을 인류세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대개의 지질 시대가 백만, 천만 년 단위의 기간으로 나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파격적이다. 그만큼 인류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방증이다. 더 흥미로운 건 인류세의 대표 화석이다. 삼엽충, 암모나이트가 각 지질 시대를 대표하는 것처럼, 훗날 인류세의 대표 화석은 인간이 되는 걸까? 제 자신을 만물의 영장으로 부르며, 인류는 일찌감치 지구 생명체의 .. 더보기
비(非)반려인의 해시태그 반려인구가 늘면서 반려인과 비(非)반려인의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사 검색을 조금만 해 보아도 이런 ‘반려인 VS 비반려인’ 대립 사례는 터진 봇물마냥 쏟아져 나옵니다. 새로운 사회문제라는 특성상 실제 현실에서 나타난 문제의 크기보다 조금은 유별나게 회자 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반려인구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사실, 그에 비하여 관련 제도나 인식, 인프라 등은 여전히 미약하다는 현실에 비추어 보건대 앞으로 나타날 문제의 크기는 더 컸으면 컸지 덜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동물입니다만’ 꼭지에서는 반려인의 시각이 아니라 지금까지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고 앞으로도 키울 계획이 없는 어느 비반려인에게 동물과 관련한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몇 가지 사안에 대.. 더보기
십이지신(十二支神) 중 열하나 수호신의 안녕을 살피다 이것 참 뜬금없는 고백입니다만, 글쓴이인 저는 ‘소띠’입니다. ‘이 녀석 몇 살 이구나’ 하고 바로 짐작이 가시나요? 어떤 세대는 나이를 생년보다 이렇게 지지(地支)로 말하는 게 더 편하다고도 합니다. 그들은 ‘무슨 동물의 띠’ 하면 마치 컴퓨터가 입력된 수식을 처리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나이를 계산하곤 합니다. 그러나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드라고, 요롱이, 마초, 미미, 몽치, 키키, 강다리, 찡찡이’를 소환해야만 비로소 십이지의 순서를 펼쳐놓을 수 있는 제게는 무척 신기한 일일 따름입니다.(무릎 탁! 공감하는 이라면 필자와 비슷한 세대가 분명합니다. 그 외 독자에 부연하면 ‘꾸러기 수비대’란 애니메이션 이야기입니다.) 연말 연초,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새해를 상징하는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 더보기
명왕성과 존재의 인식 사진은 2015년 7월 13일, 뉴호라이즌호가 약 76만8000km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명왕성의 모습이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초등학교때 농땡이를 치지 않았던 이라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9개의 행성의 암기 쯤은 지금도 너끈히 해낼수 있으리라. 만화 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는 이 행성들의 영문명도 알게 모르게 외웠을 것이다. 세일러 '머큐리', 세일러 '마스' 등. 명왕성은 세일러 '플루토'였다.그런데 우리가 수십 년간 알고지내던 이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상식 뒤바뀌어 버렸다. 바로 명왕성이 없어진 것이다. '뭣이라? 이럴려고 주입식 교육 아래 교과서 내용을 달달달 외웠던 건 아닐텐데?' 빡빡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나는 바로 이런 식의 .. 더보기
죄 없이 감금된 암탉을 위하여 달걀은 정말이지 대중적인 식품입니다. 총 155억 개의 달걀이 국내에서 연간 생산되는데, 하루 한 개씩 먹는다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일주일에 5~6일을 먹을 만큼 많습니다. 그런데 이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소리지만 암탉(산란계)이 필요합니다. 초등학생도 잘 아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산란계의 95% 이상은 철창인 케이지에 감금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비인도적인 산란계 사육 방식으로 꼽히는, 그래서 유럽연합은 일찌감치 금지한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에서 말이지요. 이건 사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매우 비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왜 죄 없는 암탉은 감금되었을까요? 배터리 케이지는 좁은 면적에 많은 수의 닭을 사육하고, 닭의 움직임을 제한하.. 더보기
자유주의자, 개저씨가 되다 결혼해 주세요, 노예가 될게요.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아’를 가진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개미나 멸치떼처럼 사회적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를 바라는 지배계층의 인간들이 있음으로 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되었다. ‘사회’가 존재해야 왕도 있을 수 있고, 지주도 있을 수 있고, 사장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개인성향이 펄펄 살아 있는 개체들을 사회적 존재로 세뇌시키고 통제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일개미나 꿀벌처럼 사회의 존립을 위해 노동력을 헌신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로 제어할 수 있을까. 개인적 욕망의 가장 강력한 기본 단위는 사랑이다. 개인의 욕망이 멈추지 않는 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 더보기
송구영신과 작심삼일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자, 이제 신년이군! 하며 펜을 들었다고 쓰고 새게시물 작성 버튼을 클릭했다. 제목은 잠시만 고민한다. 연말연초니 묵어버린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 한다는 의미의 송구영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무언가 밋밋하다. 그렇지, 신년에는 누구나 새해계획을 세우지. 그러니까 작심삼일(?)도 덧붙이기로 한다. 돌이켜보건데 언제인가부터, 아니 언제나 늘 새해 계획은 작심삼일과 동의어가 되어버려 왔다. 수줍은 고백을 또 하자면 이 글도 자! 이제 신년이군 하며 매우 연초에 제목을 달고 사진만 올려 놓았던 것을 무려 2월에 접어든 시점에서야 이어쓰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다 깨어 한 번 다시 잠들 기회를 놓친 후지만 여전히 이불속 휴대폰을 붙들고서. 하지만 올해의 다짐 하나 해놓은 것은 .. 더보기
이른 추석 이른 수확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이르다. 무더웠던 여름이 이제야 겨우 물러간것 같은 9월 중순에 자리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가 음력으로 명절을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력으로 명절을 정하다 보니 양력으로 보면 해마다 크게는 할 달씩 날짜가 왔다갔다 하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설보다는 이번처럼 추석 날짜가 문제인데, 배나 사과 등 과일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자연의 시간보다 빨리 수확을 해야 추석 대목에 상품 출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과일 등을 조속히 성숙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쓰는 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 방법 또한 그리 좋을 리가 없을 것 같다. 일본은 양력으로 명절을 바꾸었다고 들었는데 아마 이런 이유도 한 몫 했으리라.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