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1 시골 방앗간 어제는 참기름을 짜고 미숫가루를 빻았다. 이제 우리집은 본격적인 일철이 시작될 터이기 때문에, 바쁘기 전에 필요한 일들을 모두 해 놓아야 했다. 본격적인 일이란 바로 담배수확인데 한여름에 수수확을 하는지라 덥지 않은 새벽녘에 일을 나가야 한다. 이 때 밥먹기는 이르고 공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숫가루가 나름 유용하게 쓰이는데 그래서 여름이 다가오면 으레 만들어 놓고는 했다. 방앗간에 들어서자 우리를 맞이한 분은 뜻밖에도 외국분이셨다. 아마 국제결혼을 통해 방앗간 집으로 시집을 오신 것 같았다. 벌써 아이도 낳아 원래 방앗간 주인인 할머니는 이제 일을 뒤로 한 채 손주 보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한국말이 매우 유창한 이 새 주인은 능숙하게 모든 작업을 혼자 척척 해냈다. 어쨋든 나는 이참에 참기름을 짜는 과.. 2012. 6.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