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1 [전국일주 13일차] ⑤ 해남 만안리 공포의 밤 기복이 심한 날이었다. 백련사에서 차와 점심을 대접받고 김치 등 간단한 반찬을 얻은 것은 행운이었다. 그러나 이날 그만큼의 불운도 있었다. 시작은 대흥사 주차장에서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대참사를 겪는 것부터다. 액정 보호커버는 살아있었지만, 정작 안에 있는 액정이 깨진 탓에 이제 찍은 사진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특유의 낙천성으로 “필름 카메라 같고 좋지 뭐”라고 푸딩에게 말했다. 슬슬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한 이유가 컸지만, 그래도 이렇게 느닷없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 후로도 꽤 오랫동안 이 카메라를 액정 없이 사용했다.) 부서진 카메라와 함께 13일차 밤을 보내기 위한 정자를 찾았다. 밤에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던 탓에 정자가 더욱 절실했다. 남쪽으로 차를 내달리다 마을회관 앞에 서.. 2013. 1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