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1 길상사 비오는 날 길상사를 찾았다. 법정 스님이 입적하신 이후로 길상사 방문은 처음인듯하다. 늘 굳게 잠겨 있던 법정스님의 거처가 지금은 개방돼 있었다. 물론 암자에서 지내셨던 법정스님이 거의 이용하시진 않던 방이지만, 평소 길상사는 언제든 스님이 오시면 이용하실 수 있게끔 비워두고 있었다. 입적 이후 지금은 법정스님의 영정사진을 모셔 방문자들에게 개방한 것 같았다. 마치 스포츠 선수에게 최고의 영예가 영구 결번인 것처럼 이 방도 법정스님을 기리기 위해 계속 비워두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한 방문자들은 처마 아래 툇마루에 앉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빗소리를 들었다. 조용한 경내 분위기가 평소에는 세간의 소리에 묻혀 듣기 힘들었던 자연의 소리를 더욱 키웠다. 모든 것이 평온했고 각자의 내면의.. 2015. 5.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