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1 나무를 심자 나무를 찍다가 -리진- 그는 난생 처음 한 아름 거의 되는 나무를 찍어 눕혔는데 그 줄기 가로타고 땀을 들이며 별 궁리없이 송진 냄새 끈끈한 그루터기의 해돌이를 세었더니 쓰러진 가문비와 그는 공교롭게도 동갑이었다 한 나이였다 누가 심었을까 이 나무는? 혹은 저절로 자랐을까? 자라오며 이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하였을까? 얼마나 더 자랐을까 이 나무는? … 꼬리 물고 떠오른 궁리궁리는 마침내 그의 가슴속에서 소리 없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나무를 심자! 그 외침 속에 그는 자기도 몰래 삶에 대한 자기의 모든 사랑 모든 애수를 부어 넣었다. 자기가 심지 않은 나무를 찍어 쓰듯이 반생도 더 살아 오지 않았는지 갈피없이 더듬으면서 소리없이 거듭 외쳤다. 나무를 심자! 소설가 이윤기 선생이 방송중 읽다.. 2015.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