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일상

눈 온 다음날

by 막둥씨 2010. 2. 9.

오늘을 볼일이 있어 오전에 버스를 타고 나왔다. 어제 내린 눈으로 도로는 얼어붙어 있었고, 버스는 20분이나 연착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것이 집에서 나가는 길부터 버스를 타고 가며 보이는 창 밖 풍경까지 정말 절경이었다.

 

내가 사는 골짜기를 조금만 벗어나니 도로의 눈은 다 녹아 보이지 않았고 조금만 더 벗어나니 산에도 눈이 없다. 바로 가까운 곳인데도 골짜기는 눈이 펑펑 내리고 나머지는 그러지 않은 것이다.

 

'고립'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 오른다. 고등학교를 밖에서 다니던 시절 한달에 한두 번 집에 오면 가끔 눈이 내릴 때가 있었다. 만약 그때 차가 다니지 않을 만큼 오면 학교를 쉴 수 있었다. 불과 10킬로미터 정도만 나가면 길이 뻥 뚤린 큰길이 나오지만 그 10킬로미터 정도가 골짜기이여서 고비인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고립은 '여유'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변화시켜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때 더욱 그러했던 듯 하다.(하하하하하하)

 

사진 /  집 앞 골목에서 찍은 풍경

20081222

'산문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춥다. 맑다.  (0) 2010.02.09
녹지 않은 눈 밟다  (0) 2010.02.09
  (0) 2010.02.09
무지개  (0) 2010.02.09
태풍이 지나간 뒤  (0) 2010.02.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