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볼일이 있어 오전에 버스를 타고 나왔다. 어제 내린 눈으로 도로는 얼어붙어 있었고, 버스는 20분이나 연착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것이 집에서 나가는 길부터 버스를 타고 가며 보이는 창 밖 풍경까지 정말 절경이었다.
내가 사는 골짜기를 조금만 벗어나니 도로의 눈은 다 녹아 보이지 않았고 조금만 더 벗어나니 산에도 눈이 없다. 바로 가까운 곳인데도 골짜기는 눈이 펑펑 내리고 나머지는 그러지 않은 것이다.
'고립'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 오른다. 고등학교를 밖에서 다니던 시절 한달에 한두 번 집에 오면 가끔 눈이 내릴 때가 있었다. 만약 그때 차가 다니지 않을 만큼 오면 학교를 쉴 수 있었다. 불과 10킬로미터 정도만 나가면 길이 뻥 뚤린 큰길이 나오지만 그 10킬로미터 정도가 골짜기이여서 고비인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고립은 '여유'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변화시켜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때 더욱 그러했던 듯 하다.(하하하하하하)
사진 / 집 앞 골목에서 찍은 풍경
20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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