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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문화가 있는 날에 본 경회루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문화생활을 적극 권장하고 나선 것인데, 혜택이 쏠쏠하다. 영화관이 5000원으로 할인되고,,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공연장 공연도 할인되며, 경복궁과 창덕궁 등 문화재관림이 하루종일 무료다. 그 외에도 스포츠, 전시 등 여러 분야에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서울에서 생활한지도 어언 10년. 대부분 4대문 안에서 살았고 지금 일하는 곳은 아마 누구보다 경복궁이 가까운 위치인데도 아직 나는 경복궁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라 무료 관람이라니, 나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점심 먹고 산책 삼아 다녀왔다.

창경궁을 먼저 그것도 여러 번 가 본 사람의 입장에서 경복궁은 창경궁의 확대판이었다. 문을 지나 안으로 들면 다리를 지나야 하고, 다시 문을 하나를 나서면 근정전이 나오는 면도 그렇고, 근정전 앞의 넓은 돌바닥, 구조물 배치 등이 창경궁과 매우 흡사했다. 그리고 근정전 뒤편으로 가면 일상생활을 위한 건물들이 펼쳐지는데, 이는 마치 최근까지 왕이 기거했던 창덕궁에 온 듯 했다.

 

사진에서만 보던 경회루는 압도적이었다. 바람에 이는 물결을 보고 앉아 있노라니 이곳이 과연 서울 시내, 그것도 가장 도심이 밀집된 지역의 한 복판이라는 사실이 밑기지 않을 정도였다. 벤치에 앉아 멍 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바람과 시원한 공기 그리고 햇살이 빚어놓은 적막함과 여유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시대를 뛰어 넘어 관조자적 입장에서 현재를 바라보게 되는듯 했다. 비록 짧은 점심시간에 쫒겨 일찍 나와야 했지만 그 여운은 길게 갔다. 봄이 오면 돈을 주고라도 한 번 더 찾으리라.

 

* 문화가 있는 수요일 혜택 (http://www.culture.go.kr/w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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