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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채우는 여행

[상도동 밤골마을] 서울의 옛 골목

by 막둥씨 2015. 2. 6.

상도동 밤골마을을 다녀왔다.

이곳은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다.

곧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되면 모든 풍경은 사라질 것이다.

밤골마을과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의 대비를 담는 중.

낮에도 와보지 못한 곳인데... 첫 방문이 밤이다.

골목길은 신기함, 옛 정취와 함께 군데군데 빈집이 많아 스산함이 느껴졌다.

언덕배기에 위치해 독특한 구조의 집들이 많고

앞마당이나 창문을 통해서는 시원한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마을 꼭대기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밤골상회.

이곳까지 차가 올라와 주차장이 형성되어 있다.

예배당 사진을 찍고 있는 브루스 님.

혼자가기 무섭다며 오늘 나를 이곳으로 인도하신 분이다.


이런 동네들은 흔히 판자촌이나 달동네로 불린다. 재개발 계획이 아직 막연한 단계이거나 계획 단계여서 실행에 들어가지 못할때 겪는 특이점들을 담고 있는 이름이다. 원래 오래된 동네겠지만, 재개발 논의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일체의 개보수나 신축은 지양하게 되니 아직 '판자촌'에 머무를 테고, 또 이런 동네들이 대부분 산중턱이나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는 탓에 달이 가장 먼저 뜨는 동네라는 이름의 '달동네'로 불린다. 나는 판자촌은 아니 좋지만, 달동네는 어감도 의미도 좋다.

겨울밤. 벽화가 이곳저곳 그려져 있었지만 밤인 탓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빈집이 많아 골목에도 사람이 없고 중간중간 개짓는 소리 만이 들려온다. 전날 낮에 촬영으로 사전답사를 다녀온 브루스 님은 이곳이 여느 재개발 지역과는 달리 주민들도 친절하고 자신과 같은 외부인에 대한 경계나 싸늘한 시선이 덜한 편이라고 전했다.

언젠가는 재개발이 되어 집들이 부셔질테고 남아있던 최후의 주민들도 떠날테다. 아파트가 아닌 옛 서울 골목길의 정취와 모습은 이제 사진이나 드라마 세트장에서나 보아야겠지. 이유나 상황이야 어찌되었던,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많은 것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면에 재개발로 인해 쫓겨나게될 주민의 애환이 담겨있다면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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