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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잡설

인문학의 위기

by 막둥씨 2011. 4. 12.


 식물을 좋아한다. 그런데 사실 키우는데는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보다 오히려 꽃은 잘 피우지 않더라도 항시 푸른 것을 좋아한다. 꽃은 언젠가 지기 마련이다. 나는 변함없이 옆자리를 지켜주는 그런 것이 좋다. 숲을 거닐고 싶다.

 지난 주 수업시간. 교수님이 다음 시간은 10분 일찍 수업을 끝내고 술 한 잔 사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학생들이 침묵하는 가운데 나는 홀로 환호성을 질렀다. 인문학의 위기를 보았다.

 그제는 산책을 했다. 주말내내 빛한줌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틀어박혀 있었더니 봄내음 가득 실은 바람이 그리웠던 것이다. 산길을 경유해 내려가며 보니 개나리는 만개했고 진달래와 목련 그리고 매화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벚꽃은 일주일 정도의 기다림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계절은 절정을 향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덧 여름일 것이다. 늘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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