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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전국일주 캠핑

[전국일주 4일차] ① 평창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어제 온종일 아우라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날씨를 확인했었다. 하지만 어제밤부터 갠다는 예보에 오늘은 당연히 맑은 날을 기대했으나 일어나 보니 잔뜩 흐렸다. 텐트 밖으로 나가 보니 심지어 이슬비가 내리기까지 했다. 텐트를 접고 - 씌워 놓은 비닐 덕분에 다행이 텐트 자체는 많이 젖지 않아 가능했다 - 오대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슬비에 급하게 출발하느라 아침을 먹지 못했더니 오대산을 얼마 앞두고 배가 고팠다. 사먹자니 돈을 아끼고 싶었고 해먹자니 이미 출발한 마당에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진부면 쌀면리 길가에서 테이블을 발견했다. 행정명은 송정2리인 이 마을은 옛날에 쌀이 많이 생산되어 쌀면리로 불린다고 한다. 정선에서 출발할 때 혹시나 싶어 물통에 물을 조금 받아온 덕분에, 우리는 수도가 없는 곳에서도 닭가슴살을 넣은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었다. 물론 그 물로 간단한 설거지도 할 수 있었다.

 

 

오대산 월정사는 전나무숲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나무는 한국이 원산지로 일명 젓나무라고도 부른다. 식물학자인 이창복씨가 나무에서 젖(우유)가 나온다고 한데서 유래했다. 이 젖은 너무껍질에서 나오는 하얀 수액에 대한 표현이다.부안 내소사 전나무숲과 남양주 광릉수목원 전나무숲과 함께 한국의 3대 전나무숲으로 알려진 월정사 전나무숲은 그 규모가 상당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월정사 일주문에서부터 금강교에 이르는 약 1km 길이의 이 숲길은 364종의 동식물과 까막딱다구리를 비롯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특별 보호지역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차장은 일주문을 지나 금강교까지 가서야 있기 때문에 숲을 관람하려면 차를 주차한 뒤 다시 일주문으로 가야 한다. 뭐 일주문에 주차장이 있어도 월정사를 다녀오려면 왕복을 해야 하기에 사실 크게 다른점은 없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흙길이지만 차량이 오갈수 있을 정도로 넓어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덕분에 숲속에 있다는 느낌은 덜 들게 되는데 다행이 중간중간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오솔길이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길만 왕복할 뿐 이길은 지나치기 쉽상인데 사실 숲을 느끼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코스다.

 

오솔길로 들어서면 금세 큰길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깊은 숲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기 때문에 오솔길 위로도 풀이 자라고 있었다. 또한 위로는 녹음이 우거져 그늘이 시원했고 큰 나무 밑동마다는 이끼가 자라고 있었다.

 

 

오솔길에서 나와 큰길로 돌아오면 커다란 전나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놓았는데 이유인즉, 이 전나무는 2006년 10월 23일 밤에 쓰러지기 전까지 전나무숲에서 최고령의 전나무였기 때문이다. 약 600년의 수령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하지만 쓰러진 나무만 아니라 다른 전나무들도 하나같이 높이가 하늘을 찌르며 수령이 수백년이 된 것들이라 우리에게 경외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