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만경평야의 '만'자와 김제평야의 '금'자에 새롭게 확장한다는 뜻의 '새'자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다. 이를 위해 이어진 총연장 33km의 방조제를 차로 달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가공할만한 길이의 방조제가 바닷물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지도만 보고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기분은 딱히 들지 않았다. 몇 개인가의 섬을 경유했고 육지도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휴게공간이나 화장실도 있고 섬이있는 곳에는 마을도 있어 횟집등이 눈에 띄며 한국농어촌공사 건물도 나온다. 덕분에 둘다 배탈이 났는데 휴게실에 들러 볼일도 잘 봤다.
길이 변산반도 끝에 다다르면 새만금 홍보관이 나온다. 우리가 갔을 적에는 본관은 공사중인듯 보였고 맞은편에 가건물의 임시홍보관이 운영중이었다. 백명은 족히 들어올수 있을듯한 불이 꺼진 널다란 상영관에서 둘만 앉아 9분자리 영상을 감상했다. 선입견 없이 보자고 마음먹었지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본다면 감탄을 자아낼만한 하겠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겉만 번지르르한 말임을 알 수 있었다. 영상은 마치 새만금사업으로 간척지가 생기면 세계적인 최첨단 물류의 중심지가 될 것임은 물론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제까지 땅이 없어서 세계적인 물류의 중심지를 못만들어 낸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럼에도 91년 착공하여 15년 만인 2006년 완공을 하는 순간의 기록은 감동적이었다. 양쪽에서 만들어오던 방조제가 이어지는 그 날,공사현장 사람들이 이어진 육로로 서로에게 달려가 부둥켜 안는 모습은 꽤나 뭉클했던 것이다. 사업의 타당성이나 효과는 차지하고 십수년간 수고했던 공사 인부들의 노력 그 자체는 쉬이 여길수 없는 성질의 것이리라. 한가지 덧붙이자면 단순히 간척지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담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문외한이었던 나에게는 인상깊었다.
하지만 수질관리가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우려했던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된채 현재 수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바벨탑과 같은 새만금은 결국 인간의 어리석은 이기의 산물인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결국 다시 해수유통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영상실에서 둘만을 위해 돌았던 영사기는 결국 신기루만을 보여준 것이다. 그곳에 오아시스는 없다.
오늘은 일찍 자리를 잡고 쉬기로 했다. 때마침 캠핑이 가능한 해수욕장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다. 바다다. 여행 9일만에 진짜 바다를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물놀이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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