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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겨울 봄 여름 가을

by 막둥씨 2012. 6. 1.

오늘 시골생활기 카테고리에 여름 항목을 추가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것이 우리가 흔히 사계절을 이야기 할 때 반드시 봄,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숫자로 보는 1년의 시작은 겨울이다. 올 해 초 시골집으로 내려와 생활기를 조금씩 쓰면서 처음 만든 카테고리는 분명 겨울이었던 것이다.

생명의 순환의 시작이 봄이기 때문에 봄 부터 이야기 한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 말에도 일리가 있으며 아마 대부분 그러리라 직관적으로 인식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것은 봄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그럼에도 사실 순환에는 시작점이 없다. 가을에 씨가 떨어져야 이듬해 봄이 존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혹독한 겨울을 보낼수록 그 다음에 찾아오는 봄의 농사도 잘 된다고 한다. 겨울은 죽음이 아니다. 생명은 순환이기에 끊어짐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쓰던 것을 겨울 봄 여름 가을로 써 본다. 어색함이 있지만 틀린 것은 없다. 분절시킨 1년이란 시간은 인류 역사에 있어 효용있는 단위일 뿐이다. 마치 하루가 그런 것 처럼. 한 달은 비교적 효용이 떨어지는 단위다. 그러니 타성에 젖어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효용을 위한 경계일 뿐이지 사실상 분절된 시간은 아님을.

문득,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는 지역의 원주민들이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궁금해진다. 그들은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의식하며 쓰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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