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일상

송구영신과 작심삼일

by 막둥씨 2017. 1. 15.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자, 이제 신년이군! 하며 펜을 들었다고 쓰고 새게시물 작성 버튼을 클릭했다. 제목은 잠시만 고민한다. 연말연초니 묵어버린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 한다는 의미의 송구영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무언가 밋밋하다. 그렇지, 신년에는 누구나 새해계획을 세우지. 그러니까 작심삼일(?)도 덧붙이기로 한다.

돌이켜보건데 언제인가부터, 아니 언제나 늘 새해 계획은 작심삼일과 동의어가 되어버려 왔다. 수줍은 고백을 또 하자면 이 글도 자! 이제 신년이군 하며 매우 연초에 제목을 달고 사진만 올려 놓았던 것을 무려 2월에 접어든 시점에서야 이어쓰게 된 것이다. 그것도 자다 깨어 한 번 다시 잠들 기회를 놓친 후지만 여전히 이불속 휴대폰을 붙들고서.

하지만 올해의 다짐 하나 해놓은 것은 이미 있다. 젊은 나이 답게 현재에 충실하고, 많이 경험하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불확실한 미래에 전전긍긍 하며 현재의 삶을 모두 놓친 것은 아니나, 확실히 젊음이 멀어지고 있다고 느낀 것인지 조금만 더 청춘의 시기, 청춘의 시간이라 불릴만한 생활을 이끌어 내겠다는 다짐이다. 뭐, 지금도 놀면서 더 놀겠다는 생각이겠지.

그래도 올해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나름 큰 맘 먹고 투자도 했다. 확실히 나이가 들수록 즐거운 감각은 무뎌지고, 그마저도 얻으려면 돈을 써야된다. 돈이 없어도 즐거우면 20대고 돈이 있고 돈을 써도 즐겁지 않으면 40대라고 했던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지난해 비행기를 여러번 타보며 확실히 외부 자극이 강해져도 나이가 들면 감수성아 무뎌진다는 앞선 이야기를 체험해 보고야 말았다.

아무튼 실로 다이나믹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지난해의 끝자락, 타오르는 동녘을 뒤로한 채 출격을 준비하는 여객기의 실루엣이 선사했던 묘한 기대감과 어떤 벅찬 뭉클함이 올 한 해를 관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산문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로3가 다람쥐와 데어데블  (0) 2021.02.16
다시, 필름을 감다  (0) 2021.01.20
이른 추석 이른 수확  (0) 2016.09.15
11월 1일 새로운 시작  (0) 2015.11.01
길상사  (0) 2015.05.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