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들 소풍때면 보물찾기를 해 보았을 것이다. 선생님께서 숨겨놓으신 쪽지를 찾으면 공책 등 학용품을 상으로 받고는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십대 후반이 된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했던 보물찾기는 의외로 지난 봄이었다. 예비군 훈련의 일환으로 수색연습을 하게 되었고, 우리는 조교가 숨겨놓은 초코바를 찾아야 했다. 딱히 초코바가 맛있었던 것이 아니라 은근 재미가 있었기에 예비군 훈련에 왔던 아저씨(?)들은 모두 그것에 열중했다. 그리고 발견한 초코바는 아직 일병이었던 우리 후배 조교님들에게 주었다.
어쨋든 보물찾기 여행을 다녀왔다.
그럼 이번 여행에서 무엇이 우리의 '초코바'일까? 출발 전 기획단계에서는 '우리 국토에 고루 분포된 문화재나 유적 혹은 비경'등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것 만이 아니라 나만의 보물이 된 일반적인 풍경이나 사건, 시간까지 모든 것들을 총칭하는 단어라 정의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범위가 넓어 무책임한 정의일 수도 있지만, 여행길에 올랐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보물을 하나쯤은 가지고 돌아왔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22박 23일이란 시간 동안 총 2410km를 이동했으며 2845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제 준비과정이나 실제 여행보다 더 힘든 정리의 시간이 온 것이다. 한 달이 걸릴지 일 년이 걸릴지 미지수지만 '차근차근' 해보려 한다. 장마 뒤 찾아온 무더위에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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