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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잡설

안녕 UFO, 나는 유에프오를 볼 수 있을까?

시작은 최근의 한 기사에서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평구 박사 연구팀이 2007년부터 2년간 45차례에 걸쳐 대전에서 채취한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 대기먼지)를 분석해 중금속 원소들의 화학적 함량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평구 박사? 평구....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 아, 어디서 들었더라? 곧 나는 어렵지 않게 영화 <안녕! UFO>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극 중 박상현(배우 김범수)은 여주인공인 최경우(고 이은주)가 이름을 묻자 머뭇거리다 주위의 ‘은평구’라는 글귀를 보고 자신의 이름을 평구라 말한다. 박평구. 여주인공 최경우는 이름이 부끄러워서 그랬냐고 괜찮다고 다독인다.

이 영화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여성과 연애에는 숙맥인 버스 운전기사 청년이 마음을 열고 정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중 나는 여주인공 최경우에게 관심이 갔다. 그녀는 아픔이 있다. 함께 살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그럼에도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고, 홀로 서기 위해 노력한다. 보이지 않는다는 장애를 혼자의 힘으로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물론 쉽지 않다. 상현의 관심과 도움이 때로는 또 다른 기댐과 의존이 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특히 한 번 의존했다가 버림받은 경우여서 더욱... 하지만 세상은, 결국, 홀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지난 2월 22일로 배우 이은주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9년이다. 9년! 세상에나! 처음 그녀가 떠나고 나는 몇 년 동안 그녀의 기일을 기억했고, 나만의 공간에 글을 썼었다. 그러다 언제쯤부턴가 잊고 지냈다. 사는 게 다 그렇듯이. 그런데 오늘 엄한 초미세먼지 기사에서 나는 사고의 확장을 통해 그녀를 떠올렸다.

곧 10년간 정들었던 대학로를 떠나 은평구로 이사를 한다. 연신내역 근처다. 위에서 밝혔듯 뜻하지 않게 몇 가지가 떠올랐던 터라, 나는 영화 <안녕! UFO>를 오랜만에 다시 감상했다. 버스운전기사인 남자주인공 박상현(혹은 박평구)이 몰던 버스 제일여객 154번(실존회사 실존번호였다고 함)은 구파발이 종점이었다. 차내 앞유리에도 연신내라고 쓰여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이곳 종점 마을은 어디일까? 아직도 존재하는 마을일까? 어쩌면 재개발로 이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 후 찾아보고 한 번 들러 보고 싶다. 혹여나 UFO를 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