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말하지만, 연말연초 꽤나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냈다. 고민의 내용은 단순명료했다. '앞으로의 생에 과연 새로운 것이 있을까? 비슷한 경험을 해도 처음, 그 잊지 못할 순간의 벅찬 감동이 과연 다시금 찾아올까?' 더이상 삶은 다채롭지 못하며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 될 것만 같았다. 게다가 직장생활이라는, 내가 선택한 이 '자발적 자유의 제한'은 어쩌면 태어나 지금까지 살며 처음 맞이해보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군대보다 더 숨통을 죄여왔다.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스스로의 용기가 없다면 깨기 힘들기 때문에.
어둠이 내려 앉으면 술잔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살면서 하는 고민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잔 속에 각자의 고민이 있다. 나는 내 잔에 나만의 고민을 녹여 목구멍으로 넘긴다. 타들어가는 속으로 삼켜버린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 그건 현재로써 만들어 질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음만을 걱정하라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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