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표명 : 지역별 인구 및 인구밀도[ 단위 : 천명, 명/㎢ ]
얼마전 호주를 다녀온 박방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둘다 박장대소를 하며 공감한 부분이 있다. 바로 어딜가나 경상도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어느정도냐면 어떤이는 표현하길 '영어 배우러 호주 왔다가 경상도 사투리 배워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드는 서울의 여러 종합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상경한 지방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상하게도 대부분 경상도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딜가나 사투리는 경상도가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런 현상에 대해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적인 이유는 아무리 연습해도 표준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빌어먹을 억양체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경상도 사람들이 상경해 있어도 서울말에 쉽게 적응을 못한다. 게다가 억양까지 거세기 때문에 수도권 사람이나 타지역 사람들에게 확연하게 인식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바로 실제 '경상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서울 인구와 수도권 인구가 가장 많겠지만 우리는 서울에 있거나 혹은 외국에 있더라도 이들을 따로 인식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방송에서 늘상 나오는 표준어 - 혹은 그것에 가장 가까운 - 이기 때문이다.
위 표는 지역별 인구 및 인구밀도를 나타낸다. 2011년을 기준으로 보자(천단위는 버리기로 한다). 단연 서울과 경기도가 압도적이다. 총 인구 4777만명 중 서울은 1002만명 경기도는 1178만명이다. 인천이 275만명이니 이들을 합하면 서울과 수도권이 무려 2455만명(자료에서는 천단위를 버리지 않아 2456만명)이다.
그렇다면 경상도 지역을 살펴보자. 대구가 247만명, 울산 110만명, 부산이 346만명이며 경북이 263만명, 경남이 323만명이다. 대구, 울산, 부산, 경상도 지역을 모두 합하면 1289만명이나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도 광주와 전라도 지역은 507만명, 충청도 지역은 515만명, 강원도 지역은 149만명이 되는 것이다. 즉 비슷한 방언권인 경상도지역(대구, 울산, 부산 포함) 인구가 전라도지역, 충청도지역, 강원도지역을 모두 합한 인구만큼 많다. 어딜가나 경상도 사람이 많은 이유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경상도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이다.
나도 경상도 사람이지만 서울 생활을 다년한 끝에 이제 누가 내 말투를 들었을 때 어느 지역 사람인지 분간 못 할 수준은 되었다. 처음 1, 2년은 아무리 애를 써도 "너 고향 경상도지?"라는 대답을 들었기에 큰 수확이라 자부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정체성이 모호해져 완벽한 서울말도 또는 완벽한 경상도 방언도 구사하지 못하는 어중이떠중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즘 <응답하라1997>이라는 드라마의 인기에 경상도 남녀가 급부상 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토박이였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사투리를 연습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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