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연휘발유의 '무연'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어릴적 나는 무연휘발유는 연기가 나지 않는(無煙) 휘발유로 생각했었다. 실제 집에서 사용하던 고물 디젤엔진트럭은 연기가 풀풀 나는 것에 비해, 무연휘발유를 연소하는 세단 승용차들은 연기가 거의 나지 않았으며 엔진 소리도 조용했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무연은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뜻의 무연(無煙)이 아니라 납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무연(無鉛)이란 의미였다. 그렇다면 유연(有鉛)휘발유도 있을터인데, 과연 납의 함유에 따른 차이는 무엇일까?
1923년 2월 1일부터 판매된 유연휘발유의 대표적인 상품이 TEL(테트라에틸납)을 첨가한 에틸사(社)의 유연휘발유였다. 납을 첨가함에 따라 옥탄가를 높임으로써 경제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옥탄가가 높다는 것을 쉽게 풀이하자면 '불이 잘 붙지 않는 휘발유' 라 표현할 수 있다.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은 혼합기를 연소실에 밀어넣은 후 압축한 다음 점화 플러그에서 발생한 불꽃을 이용해 한순간에 연소시키고 그 반발력이 출력으로 나오게 된다. 1
노킹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 (출처:보배드림)
하지만 이렇게 납을 첨가한 유연휘발유는 경제성은 있었으나 환경에는 치명적이었다. 납은 뇌와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신경독성물질이다. 시력상실, 마비, 암, 정신착락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TEL을 만들던 공장에서도 노동자들이 사망하기 시작했으나 에틸사는 납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고 정부도 이런 재벌기업과 유착해 적극적 대처를 하지 않았다.
클레어 패터슨 Clair Patterson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는 '개인은 도덕적이나 사회는 비도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아무리 개인적인 차원에서 도덕적이고 훌륭한 사람이라도, 어떤 집단에 속해있고, 그 집단이 타락했을 경우에는 비도덕적이고 타락한 행동을 하게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개인은 타인의 이익을 존중하지만 기업등의 집단은 그러지 못하다. 이는 우리가 끊임없이 사회와 집단을 감시해야 하는 이유다.
- 휘발유 연소 기관에 있어서 이상적인 노킹 억제력을 보이는 "이소옥탄(Iso-Octane, 트리메틸페탄)"이 노킹에 저항하는 능력을 100%로 보고, 반대로 좋지 않은 노킹특성을 가지는 노멀 헵탄(n-Heptane)의 노킹 저항능력을 0%으로 봤을 때, 그 휘발유가 어느정도 노킹 저항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표시한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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