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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잡설

잔 속 청춘의 고민

by 막둥씨 2013. 2. 8.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 사실 산발적으로는 종종 만나고 있었지만 그리고 오늘 모임도 결국 산발적인 모임의 규모밖에 되지 못했지만 그것으로도 족했다. 사람이 몇인가에 상관없이 술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웃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말하지만, 연말연초 꽤나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냈다. 고민의 내용은 단순명료했다. '앞으로의 생에 과연 새로운 것이 있을까? 비슷한 경험을 해도 처음, 그 잊지 못할 순간의 벅찬 감동이 과연  다시금 찾아올까?' 더이상 삶은 다채롭지 못하며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 될 것만 같았다. 게다가 직장생활이라는, 내가 선택한 이 '자발적 자유의 제한'은 어쩌면 태어나 지금까지 살며 처음 맞이해보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군대보다 더 숨통을 죄여왔다.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스스로의 용기가 없다면 깨기 힘들기 때문에.

어둠이 내려 앉으면 술잔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살면서 하는 고민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잔 속에 각자의 고민이 있다. 나는 내 잔에 나만의 고민을 녹여 목구멍으로 넘긴다. 타들어가는 속으로 삼켜버린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 그건 현재로써 만들어 질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음만을 걱정하라고 나 자신을 다독인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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