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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전국일주 캠핑

[전국일주 7일차] ① 장거리 이동

by 막둥씨 2012. 8. 9.

오늘은 이동이 주 목적이 되는 날이었다. 문경의 소야솔밭에서 출발할 당시 네비의 목적지를 수덕사로 설정해보니 160km나 떨어져 있었다. 이래저래 다 합치면 200km는 달리게 될 것이 분명했다. 하루에 이동할 양 치곤 엄청난 셈이다. 게다가 문경을 제외하고서도 충북 괴산, 증평, 세종, 천안, 아산 등 4개의 지역은 그냥 지나치게 된다.

 

애초에 여행을 기획할 당시 우려했던 부분이 이런것이기도 했다. 초창기의 계획은 하나의 군 단위로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할 경우 전국을 일주하는데 너무 시간이 들었다. 아니 너무 돈이 들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그래서 최소한의 이동을 원칙으로 하며, 그 양은 그때그때 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이동은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기준을 조금은 넘어선 셈이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제 소야솔밭에서의 밤을 보내며 우리는 우리가 지나갈 지역의 지자체 홈페이지를 비롯 많은 검색을 통해 데이터를 모았다. 그런데 그럼에도 이 지역들에는 이렇다할 '무언가'가 보이질 않았다. 여러분도 궁금하다면 직접 검색을 해보셔도 좋다. - 다만 천안은 예외로 한다. 너무 도시이기도 했고 전철을 타면 한 번에 푸딩의 집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우리에게 이상한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세종시를 밟았다. 끝자락을 얼핏 지난 정도였지만, 지도에서의 현재 위치가 세종특별시로 바뀌는 순간 기분이 묘했다. 뉴스에서만 줄창 듣던 세종시가 정말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지도도 찾아보니 세종이라고 표시되어 있는것이, 내가 배워왔던 우리나라의 지명에는 없던 것이라 마치 새로운 땅이 생겨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부동산 투기꾼들에겐 실로 그러할지도 모른다.

 

1년 365일 공사중인 대한민국답게 우회해야 되거나 새로 개통된 길이 있어, 나름 최신 업데이트한 지도임에도 다른 구간이 종종 있었다. 이것도 세종시의 영향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여하튼 그것만 제외한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동이었다. 중간에 쉴 만한 적당한 크기의 읍내도 없었고  먹거리도 딱히 보이질 않았다. 결국 편의점에서 끼니를 떼워가며 우리는 하염없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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