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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농사

콩을 심다

by 막둥씨 2012. 6. 6.

모종판에서 키우던 까만콩을 담배밭 한 구석의 남은 공간에 옮겨심었다. 그제 심었는데 물을 적게줘서인지 몇 피가 시들하길래 물을 길어와 좀 더 준 것이다. 그런데 길을 지나던 동네분들이 보고서는 더무 달게(촘촘히) 심었다고 하신다. 간격이 두 배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년간 농삿일을 지어오신 어머니도 모든 것을 다 아시는 것은 아닌가보다. 밭을 오가는 농부들은 자신들은 논밭만 보는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살피기 때문이 서로 조언을 해 주거나 혹은 문제가 생겼을때 알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가르치기도 하면서 새로운 작물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어린시절 나는 콩을 싫어했다. 콩밥, 두유, 콩나물(대가리), 두부 등 콩과 관련된 음식 전반이 싫었던 듯하다. 지금은 가공된 콩인 두부나 두유는 좋아하고 콩나물도 좋아라한다. 하지만 여전히 콩밥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때는 버섯도 먹지 못했고 가지도 먹지 않았다. 혹자는 가지의 색깔이 형광색인 것이 도무지 자연의 색갈이 아니라 싫다고도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물컹한 그 느낌이 싫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버섯도 가지도 아주 좋아한다. 그러고 보면 입맛은 변하나 보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듯 하지만 자연스레 좋아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심어놓은 저 까만콩은 콩밥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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