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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기고

핵사고가 터졌다, 진료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5월 국회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핵발전소로부터 반경 8~10킬로미터에 불과했던 기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반경 3~5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사고 발생 시 무조건 주민을 대피시키는 예방적보호조치구역으로, 그 외 반경 20~30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 농도 검사 결과에 따라 대피명령을 내리는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으로 설정하며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최대거리를 20~30킬로미터 사이로 모호하게 설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시민사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50킬로미터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고, 후쿠시마 사고 당시의 주민대피령 범위가 반경 30킬로미터였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킬로미터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범위는 올 5월 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출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주변에 수많은 주민이 살고 있다. 도심 가까이 세워진 탓이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킬로미터로 확대 시 포함되는 인구는 고리원전의 경우 340만 명, 월성원전 133만4000명, 영광원전 15만2000명, 울진원전 8만1000명가량으로 총 419만5000여 명(중복 제외)에 달한다.

그러나 핵사고 발생 시 이들을 위한 대피소나 구호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고리원전 주변의 경우 기장군과 울주군을 포함해 67곳(수용인원 8만4060명)에 불과하며, 월성원전은 10곳(수용인원 1만909명), 영광원전은 영광군과 고창군, 예비구호소를 모두 포함해 27곳(수용인원 4만4891명), 울진원전은 28곳(수용인원 1만9053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방사선비상진료기관과 비상진료요원은 더욱 부족한데, 비상진료기관은 전국적으로 총23개뿐이며 이곳에서 일하는 비상진료요원도 행정직까지 포함해서 총 506명으로, 이 가운데 의사는 137명, 간호사는 163명뿐이다.

한번 사고가 나면 최소 수십, 수백만 명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핵발전소. 과연 핵사고가 난다면 당신은, 우리는 대피소로 대피할 수 있으며 비상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