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4 학學 물론 배움은 평생 이루어져야 한다지만, 15년 이상 학교라는 틀 속에 있는 것도 생각해 보면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이는 인간의 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때도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2010. 11. 8. 거리 오랜만에 4호선을 길게 탔다. 현실적 거리와 비현실적 거리를 구분짓는 것은 물리적 거리만은 아닌듯하다. 게다가 방향또한 알지 못한다. 11시 47분. 천둥이 쳤다. 그리고 비가 시작된다. 추워질 것이다. 2010. 11. 7. 트라우마를 지게 된 20대 여성들 현재는 많이 없어졌겠지만, 정말 내가 학생시절때만 해도 초등학교의 교사나 동네 어른들의 아동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났던것 같다. 지금처럼 이슈화 되지 않았고 또 관심이 부족했기에 부모들은 몰랐었고, 결국 대부분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져 트라우마 되었다. 실제로 주위에도 몇몇 본 것 같다. 문제는 이 사실을 이제는 커버린 당사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쩌면 바로 잡을 수 있었던 기간을 이미 지나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의 상처는 누가 알아주고 보듬어 줄 것인가. 아니, 이제 그들이 입을 열 수 없는 시기가 되어버린 것이라면 과연 누가 알아 줄 수나 있을 것인가. 5년전, 오랜시간 알고 지내던 벗과의 술자리에서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자신의 어릴적 이야기를 꺼냈을때 나는 그 상처의.. 2010. 11. 7. 숲에서의 독서 사랑을 조명하고 있는 거의 모든 문학작품들은, 성취가 아니라 그것의 상실과 실패에서 사랑의 본질을 찾아내고 있는 듯하다. 사랑과 관련된 모든 탁월한 문학작품들은, 진정한 사랑에 도달하는 길은 차라리 그것에 실패하는 데 있다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우리에게 자주 제시한다. 사랑은 이곳에 없는 것이므로 더욱 간절해지며, 좌절됨으로써 더욱 아름다운 것처럼 느껴지도록, 그 소설들은 우리의 마음을 뒤흔든다. 우리는 버릇처럼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래도 진실은 우리가 사랑에 '던져졌다'고 말하는 편에 가깝다. 무력한 의지가 사랑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사랑 안에서 우리가 기적적으로 이타적일 수 있는 것은, 명랑한 낮은 이성이 성숙한 밤의 포옹 앞에서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그때, 사랑하는 '나'는 없다, '.. 2010. 11. 6. No Day But Today 2010. 11. 6. 망 4번 출구 앞에 있던 대학로 콜드스톤이 망했다. 묘한 기분에 집으로 걸어오는데 10여미터 앞에서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으로 바뀐다. 늘 그렇듯 그냥 다음 신호에 건너기로 한다. 그런데 내 뒤에 오던 20대 남자는 이번 신호에 길을 건너기 위해 차도로 들어선다. 순간 남자는 SUV차량에 치여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2010. 11. 4. 친해짐 마음의 여유가 없어 말로만 늘 "해야지"하던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무슨 경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운동이라도 하기 위해서였다. 첫 날 한 시간 가량 탁구채를 쥐고 열심히 치다 보니 중지손가락이 쓰라려 살펴보았더니 살이 까져 있었다. 생각해 보니 최근 쳐본지도 6년이나 흘렀고, 또 이 탁구채도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요 며칠간 친해짐에 대한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살며 친해지고 또 교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교적 타의적인 혹은 수동적으로 만난 연이었다. 학교에서 만나든 직장에서 만나든 어떤 모임에서 만나든, 실제로 그 '사람'을 목적으로가 아닌 공동체가 선행되어 그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이런 친해짐을 의식하고 능동적으로 만들어보려 하니 굉장히 힘들며 뜻 대로 되지 않았다. 사.. 2010. 11. 3. 꿈 아침 6시가 넘어서야 잠들었다. 나와 ㅁㅇ과 ㅈㅇ과 ㅅㅇ씨가 나왔다. ㅈㅇ과 ㅅㅇ씨가 지인인게 의외였다. 넷이 걷던중 나는 한 절집의 높은 담을 넘는다. 졸고 있던 승려가 나에게 절간 구경을 시켜준다. 2010. 11. 2. 간 밤의 꿈 아침녘 웹서핑을 하다 설악산 대청봉에 첫눈이 내린 기사를 보고 불현듯 떠올랐다. 간 밤에 눈이 오는 꿈을 꿨다. 펑펑이 아니라 조금씩 송이송이 내리는 그런. 2010. 10. 31.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