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4 送人 - 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 비 개인 강둑에는 풀빛 짙어 가는데 送君南浦動悲歌 남포에서 님 보내니 슬픈 노래 못 참겠네.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저 물은 어느 때나 마르려나? 別淚年年添綠波 이별 눈물 해마다 물결 위에 더해지니... 2010. 10. 19. 숲 / 이영광 숲 /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떴다 뿌리가 바위를 움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에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또 이런 것이다 작은 것이 크고 쓸쓸한 어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진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사나이를 고요히 지나치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한 사나이와 나무와 허공을, 딱따구리와 저녁바람과 솔방울들은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은 숲字로 섰다 숲의 단단한 骨多孔症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통과시켜 주고도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 2010. 10. 18. 짧은 만남, 긴 이별 영원한 이별이 아닐때 나는 고독을 느꼈고 영원한 이별이라 생각하니 외로움을 느꼈다 2010. 10. 17. 나이 사회적 위치의 나이 보다 본인의 정신적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 심각한 현상을 초래한다 2010. 10. 16. 사람의 연이라는 것의 익살 운명을 따르는가 감정을 따르는가 이성을 따르는가 대체, 무엇을 따르는가 사실 모든 것이 뒤 섞여 하지만 과연 예측 할 수 있을 그러나 우리는 알 수 없는 2010. 10. 16. 거꾸로 흐른다 노트북의 시계는 어제인 15일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기 전 나의 사고는 6년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밀한 기계도 실수를 한다. 하물며 사람은... 2010. 10. 16. 아프게 만나야 한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에게 타인과의 만남은 지극히 습관적인 직업의 일부인 경우가 많아서, 동일한 명함을 두 번씩이나 교환했으면서도, 뒤늦게 서로가 과거에 만났었다는 것을 확인할 때가 종종 있다. 아마도 거래처의 담당자들이었을 그들에게 절실했던 것은 '자본의 거래'였을 뿐 '내면의 교류'는 아니었을 것이다. 만남이 익숙한 잠옷처럼 흔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우리가 행복할 수 없는 것은, 거기에 '헤어짐의 고통'을 감당할 만한 인내가 빠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게 만나야 한다. 이명원 중 2010. 10. 15. 꿈 아무 이유 없이 이가 하나 흔들거리다 쓰러지며 빠졌다. '뭐지?' 하는 순간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결국 10개정도의 이가 빠졌다. 피는 전혀 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자리가 허전할 뿐이었다. 이를 가지고 치과로 갔다. 허름한 치과에서 한참을 기다리니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의사가 나왔다. 그리고는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를 그저 뽑힌 자리에 다시 넣어 주신다. 신기하게 다시 원래의 튼튼한 상태로 돌아온다. 2010. 10. 14. 부산... 축제의 곁에서 1. 우적우적. 입안에 피클과 치즈와 빵과 그리고 알 수 없는 고기가 뒤섞인다. 순간 몸안에서 구역질이 올라온다. 하지만 다시 콜라와 함께 쑤셔 넣는다. 배는 고프지 않다. 하지만 연명하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눈물이 고인다. 2.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의외로 쉽게 죽는다. 3. 해운대 모래사장. 모두가 즐거운데 나만 슬프다. 슬픈자가 설 자리는 없다. 길가도 모래사장도 카페도... 4. 살면서 처음으로 생전 처음보는 옆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누구나 외롭다. 5. 스물일곱의 한 남자는 일이 쉬는 날 무작정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그리고 부산에서도 해운대로 간다. 휴대전화를 놔두고 오는 바람에 시간을 알 수 없어 해변가에 혼자 앉아 있던 한 남자에게 시간을 묻는다.. 2010. 10. 13.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