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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19

핵사고가 터졌다, 진료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5월 국회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핵발전소로부터 반경 8~10킬로미터에 불과했던 기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반경 3~5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사고 발생 시 무조건 주민을 대피시키는 예방적보호조치구역으로, 그 외 반경 20~30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 농도 검사 결과에 따라 대피명령을 내리는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으로 설정하며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최대거리를 20~30킬로미터 사이로 모호하게 설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시민사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50킬로미터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고, 후쿠시마 사고 당시의 주민대피령 범위가 반경 30킬로미터였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킬로미터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2015. 2. 3.
풀숲닷컴 시작 십년간 유지해오던 누리집 주소와 이름을 바꾸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기념이라 하고 싶으나, 그보다는 새롭게 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워 보인다. 여전히 현실에서 벗어나진 못하지만, 오늘도 나는 풀이 무성한 그럼에도 인적 없이 고요하고 광활한 숲을 걷는 꿈을 꾼다. 풀숲닷컴 poolsoop.com 으로 접속하시길. 2015. 1. 30.
<운명이다> 중 특히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문송면 군의 죽음과 ‘원진레이온 사건’이다. 1988년 여름 서울 양평동 온도계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문송면 군이 일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수은중독에 걸렸다. 중독 판정을 받고 석 달도 되지 않아 사망했다. 그의 나이는 겨우 열다섯이었다. 같은 시기에 원진레이온 사건이 일어났다. 원진레이온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던 회사로, 일본에서 중고 기계를 들여와 비스코스 인견사를 생산했다. 그런데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이황화수소가 문제였다. 환기 시설이 없는 작업장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이 신체가 마비되는 병에 걸렸다. 피해자 가족들이 협의회를 만들어 피해배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이 그들을 도왔다... 2015. 1. 26.
아차산 아차산을 다녀왔다. 내 생에 두 번째로 5년만이다. 당시 이별의 상황을 홀로 정리하기 위해 올랐던 산. 나는 세상을, 사람을, 변하는 모든 것을 원망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을 아차산 능선으로 흘러가는 바람 속에 그렇게 날려버리고 내려왔었다. 다시 오른 그때 그 산의 그때 그 길. 변하는 건 결국 세상도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 자신에 가까우리라. 처음 아차산을 찾게 된건 온전히 영화 때문이었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 중 한 곳이 바로 아차산이다. 주인공 옥희는 12월 31일 나이든 남자(문성근)와는 가벼운 산책으로 아차산을 오르고, 1년 하루가 지난 1월 1일에는 젊은 남자(이선균)와 신년기분을 내기 위해 아차산을 오른다. 그리고 옥희는 독백으로 관객들에게 말한다. "아차산에 갔던 두 번의 경험을.. 2015. 1. 18.
2015 다시, 새해다. 첫날부터 날씨가 매우 맑은 덕분에, 동네 언저리에서도 주색 내뿜는 또렷하게 둥근 태양이 능선을 벗어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오직, 태양과 나 사이를 가로막은 건 평상시 일출구경을 방해하던 구름도 아니요, 일출을 바라보러 모여든 인파도 혹은 시야로 뻗은 나뭇가지도 아니었다. 오늘도 말 많고 탈 많은 가운데 건설중인 제2롯데월드 초고층 빌딩, 아아! 어찌나 높던지. 고층건물이 즐비한 서울 도심의 틈바구니에서도 홀로 우뚝 서 있었다. 실용 아닌 허영이 투영된 실루엣의 불안한 그림자가 첫날부터 내 앞에 드리웠다. 타오르는 또렷한 원형의 태양만큼 나의 열정도 미래도 뜨겁고 명확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세상 누구에게나 삶은 공평하게 불확정적이다. 새벽녘 안개가 낀 것 같은, 그리하여 쉽사리 갈 길.. 2015. 1. 12.
두루미의 꿈 들어주실래요? 지난해 11월 초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의 개체수가 858마리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임에도 관측 열흘 만에 이미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석 달 가량 지속되는 철새 이동 기간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순천만의 흑두루미는 1999년 80마리가 관측된 이래 2009년 350마리로 증가했던 폭이 지난 4년간은 500마리에서 무려 900마리 가까이 뛰어오른 상태입니다. 이런 현상은 서산시 천수만도 비슷한 상황으로, 지난해 3월 천수만 일대에서 관측된 흑두루미 수는 최대 2451마리로 2009년 먹이 나눠주기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기뻐할 일이 아닙니다. 이들 지역에 흑두루미가 늘어난 이유로 구미 해평 습지 등 4대강사업으로 인한 철새 보금자리.. 2015. 1. 7.
“천사 엄마가 되어주세요” :: 천기저귀 세탁하는 사회적기업 송지 천기저귀가 일회용 기저귀보다 좋다는 건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천기저귀를 선택하는 엄마들은 많지 않다. 자주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과 세탁의 어려움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라도 줄여주고자 사회적기업 송지가 나섰다. 엄마들을 대신해 천기저귀를 세탁하고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기저귀 때문에 아픈 아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강력흡수체인 폴리아크릴산나트륨,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 등은 일회용 기저귀에 들어있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그런데 막상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 엄마들의 피부에는 잘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직접 피부에 닿는 아이들은 어떨까? 지난 12월 중순 서울 용산구의 송지 사무실에서 만난 이선옥 팀장은 가장 먼저 아이들의 피부염을 걱정했다. “.. 2015. 1. 7.
길냥이를 부탁해도 될까요? “도시 생태의 일부다.”,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이다.” 길고양이(길냥이) 보호를 위한 동물 애호가들의 온정 섞인 호소와 행동들이 심심찮게 TV와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곤 하지만, 아직 길고양이를 냉대하는 뭇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초, 다음카카오가 서울시와 함께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를 위한 ‘길냥이를 부탁해’ 서비스를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살생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 ‘길냥이를 부탁해’는 온라인 지도상에 동물 병원과 길고양이 쉼터 정보를 표시하고, 불법포획이나 위험에 처한 길고양이를 발견했을 때 신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길고양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또한,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시민들인 캣맘, 캣대디.. 2015. 1. 6.
흙집에 살다 :: 흙집의 종류와 장단점 가장 값싼 건축 자재로서 시멘트 사용이 시작된 이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순식간에 잿빛이 됐다. 그러나 시멘트는 그 생산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수명도 짧다. 또한, 각종 폐기물을 사용하여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중금속 문제의 불안함 그리고 시멘트 건축물을 꾸미기 위한 내장재의 새집증후군 등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 대한 우리의 걱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다시, 사람들이 흙으로 눈을 돌렸다. 흙은 인체에 해가 없을뿐더러 철거 시에도 그대로 자연으로 돌아가기에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혹자는 흙집이 견고하지 못해 위험하지 않으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멘트의 역사는 고작 200년이지만 흙집의 역사는 수천 년에 달한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기인지우일 뿐이다. 어떤 .. 2014.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