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농사69 거름 내기 3월 말인 며칠 전 모종을 모판인 포터에 옮겨 심었었다. 이제는 이렇게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둘을 밭으로 옮겨심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트렉터로 밭을 가는 일은 예외로 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름을 내는 작업이다. 올해는 거름살포기를 하나 장만했다. 이 기계가 없으면 힘은 힘대로 들고 며칠이나 했어야 될 일을 이틀만에 끝냈다. 경운기에 장착해서 쓰는 이 간단해 보이는 기계도 무려 500만원 가까이나 한다. 그동안 모르고 지나갔는데 관심있게 살펴보니 모든 농기계가 상상 이상으로 비쌌다. 기계화가 되어 예전보다 편하다고는 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감당하기 힘든 기계값과 또 편해지 만큼 더 많은 양의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과연 나아진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요 .. 2012. 4. 3. 모종 옮겨심기 작업 새싹이 돋아난 담배 고추 등을 포터에 옮겨심는 작업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흔히 포터라고 부르는 이 모종판의 정확한 명칭이나 순화한 다른 용어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가르침을 부탁드린다). 닷새쯤 걸리는 일이기에 사실 크게 힘들지는 않으나 지루한 작업이다. 작업은 단순하다. 돋아난 새싹을 흙째로 떠 와서 마찬가지로 흙, 거름, 겨가 섞여 들어있는 포터에 한 포기씩 옮겨심으면 된다. 이렇게 옮겨진 모종은 곧 쑥쑥 크는데 시기가 되면 다시 밭에 옮겨 심는다. 밭에 옮겨 심을 때 사진에 보이는 것에서 한 포기씩 꺼내면 뿌리부분이 저 틀 그대로 사각형 모양을 이루고 흙 째로 나오는데 이렇게 흙과 뿌리가 모두 무사한 채 모양 그대로 온전히 나와야 밭에 옮겨심어도 죽지않고 산다. 어제는 늦게 시작했음에도 150여개 .. 2012. 3. 19. 등겨 태우기 벼의 껍질인 등겨를 태웠다. 비닐 하우스에 뿌려놓은 담배 고추등 싹이 난 것을 밭에 심기 전 포터에 옮겨 심어야 한다. 거기에 쓰일 흙에 넣기 위해 태운 겨가 필요한 것이다. 겨는 안쪽부터 태워야 한다. 먼저 벽돌을 놓고 굴둑을 새운 뒤 겨에 불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등겨를 부어 위이 사진 처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안쪽부터 조금씩 타 들어나온다. 아버지께서 아침일찍부터 태우기 시작했는데 해질무렵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무려 열시간 가까이 태운 것이다. 등겨를 태울때는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보고 있어야 한다. 행여 안에서 부터 타 나오던 불길이 밖으로 나오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검게 탔으나 형체는 유지하고 있는 겨로서 나무로 따지면 숯 같은 것인데, 불길이 바깥으로 나와.. 2012. 3. 14. 비닐 하우스 안 작물들 왼편에 보이는 것이 담배 싹이다. 오른편에 보면 빈공간이 많은데 조만간 포터에 옮겨 심어 저곳에 꽉 채워 놓을 것이다. 포터가 무엇인지 잘 감이 안올수도 있는데 곧 알게 될 것이다. 싹이 올라온 담배. 지난 번 사진에 비하면 훨씬 많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번 담배가 싹이 텄을때 고추는 소식이 없었는데 오늘 가서 보니 고추도 많이 자라 있었다. 봄에 먹기 위해 심어놓은 엇갈이 배추. 김장배추처럼 크게 크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조금 더 커지면 뜯어서 무쳐먹기 위한 것이다. 좌측상단에 보면 묻어놓은 파도 보인다. 역시 봄에 먹기 위해 심어놓은 상추. 보드럽기 때문에 겉절이 등으로 무쳐먹어도 맛이 좋다. 2012. 3. 13. 비닐 하우스 모종에 물 주다 하우스에 물을 주기 위해 야외수도 펌프에 전기를 연결했다. 집 안에서 쓰는 물은 마을 공동으로 산중턱에 위치한 물탱크에서 내려오는 것이지만 마당에 있는 수도는 옛날 집에서부터 쓰던 지하수를 펌프로 퍼 올려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튼 이제 겨우내 얼었던 야외 수도가 녹아 냇가에서 물을 길어 올 필요가 없다. 이렇게 호스를 연결해 편하게 줄 수 있다. 마당 수도에서 비닐 하우스까지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기 대문에 긴 호스가 필요하다. 밭 하나를 가로질러 있다. 앞으로 한 달은 이렇게 물을 주어야 한다. 특히 곧 있으면 모종을 포터에 옮겨심게 되는데 그 뒤부터는 잎도 크고 날도 따뜻해 모종에 물을 많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수도가 절실하다. 이곳엔 작게 비닐을 씌워 미나리를 심어놓았다. 미나리는 테두리를 따라.. 2012. 3. 13. 동네 강아지 동네 아주머니가 집으로 놀러 오셨다. 밖에 나가보니 주인 따라온 강아지가 현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 쓰다듬어 주었더니 사람도 곧 잘 따른다. 하지만 주인이 집 안에 있는 터라 멀리까지 따라오진 않는다. 강아지가 화제가 된 바람에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키우던 3마리의 개 중 하나가 며칠 전 죽었다고 한다. 아버지 말씀을 듣고 깜짝 놀라 개집에 가 보니 정말 두 마리 밖에 없다. 순간 가슴이 조금 먹먹했다. 죽음 자체는 생명으로 태어 난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괜찮지만, 거의 평생을 철창 안에서 살며 맘껏 뛰어 놀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렇다고 사랑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진 것이다. 며칠전 이란 다소 오래된 영화를 보았다. 주인공은 자신들이 가상세계를.. 2012. 3. 13. 마늘 꺼내는 작업 완료 비가 오는 바람에 며칠 쉬다가 드디어 어제 하루종일에 이어 오늘 오전까지의 작업으로 두 뙈기의 마을 밭 일을 마무리 했다. 크게 힘든 일이 아니었음에도 처음 제대로 잡는 봄 일을 이틀 연속으로 하니 몸이 다소 무겁고 땡겼다. 마늘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9월 경에 심는 난지형(暖地形)과 11월 경에 심는 한지형(寒地形)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단순히 파종 시기를 넘어 쓰이는 용도와 심는 방법등이 다르다. 9월에 심는 난지형은 먼저 구멍이 있는 비닐을 밭에 씌워놓고 구멍 마다 마늘을 심는데 주로 장아찌를 담그거나 생마늘로 먹는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11월에 심는 한지형 마늘은 맨 밭에 심고 난 뒤 구멍 없는 비닐을 씌워 놓았다가 이듬해 3월 즈음 날이 따스해 질 무렵에 구멍을 뚫어 꺼내는 것으로서 .. 2012. 3. 8. 봄이 오다 딱히 날짜가 3월로 접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라도 '봄이 왔다!'고 탄성을 지를만한 날씨의 변화가 있었다. 햇볕은 따사로왔고 낮최고기온은 10도를 훌쩍 넘은 13도였다. 그리고 2일인 오늘, 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또한 봄비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어제는 마늘을 꺼냈다. 겨우내 덮어놓은 비닐 안에 있었는데 이제 크기도 어느정도 자랐고 날도 풀렸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 일일이 꺼내주는 것이다. 꺼낸 뒤에는 바람에 부풀어 뜬 비닐 속에 다시 들어가지 않도록 삽으로 흙을 뿌려 주어야 한다. 그래야 비닐 자체도 바람에 날라가는 일이 없다. 올 해 들어 제대로 된 밭 일은 처음이라 무리하지 않고 세 망 정도만 했었다. 며칠을 두고 천천히 하려는 계획인데, 오늘은 예상.. 2012. 3. 2. 누군가에게 봄은 힘들었나 보다 사나흘 전. 기온이 10도를 넘어 이제는 봄이 오는구나라고 느껴져 이 사진을 찍고 있을 즈음. 한 여성이 집 근처 호수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짤막하게 난 지방뉴스의 기사에 의하면 읍내에 살고 있던 이 여성은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겨울이 지나고 이제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이 오는데, 누군가에게는 이 봄이 무척이나 힘들었나 보다. 2012. 3. 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