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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기고

공유경제│자동차부터 지식까지, 이제 공유하실래요?

출처 공유허브

몇 년 사이 각종 매체를 통틀어 공유경제라는 용어가 유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을 터다. 혹은 ‘공유경제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지?’ 같은 의문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본디 모든 처음은 낯설기 마련 아니겠는가?

사실 고백하건대 나도 말로만 듣던 공유경제였다. 그래서 모두를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직접 나섰다. 다행히 필요한 부분에 만족스런 서비스가 존재했다. 특히,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2년 ‘공유도시(Share City) 서울’ 선언 이후 주거 공간 공유, 도서 공유, 공구와 기술 공유 등 각종 공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실험적인 단계의 서비스도 있지만 몇몇은 이미 안정적인 수준에 올랐다. 과연 함께 쓰고 나누어 쓴다는 건 어떤 일일까?
 

10분 단위로 대여 가능한 자동차│쏘카

카셰어링(Car Sharing)은 자동차를 공동 이용한다는 뜻으로 쏘카는 올해부터 업계 최초로 연회비를 없앴다. 즉, 부담 없이 회원 가입을 해놓으면 언젠가 차가 필요할 때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고 쓰면 된다는 이야기다. 비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일반인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카셰어링의 장점은 내 차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편리성에 있다. 기존 렌터카의 경우 차를 빌리려면 업체의 지점을 방문해야 하고 빌릴 때마다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쏘카는 지점 방문도 서류 작성도 필요 없다. 애당초 직원을 만날 필요조차 없다. 그저 스마트폰 등으로 예약한 후 주차된 차를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때마침 이사할 일이 있어 쏘카를 이용했다. 유목민 같은 인생, 가구도 식기도 없던지라 쏘카에서 제공하는 경차로도 충분했다. 이사할 집에서 10분 거리 안에 쏘카가 있었다. 매우 가까운 거리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500여 대의 쏘카가 있으니 접근성은 매우 좋다. 올 상반기에는 현재 서비스중인 수도권 및 경상지역뿐만 아니라 대전, 전라지역까지 포함해 총 1000대로 늘릴 예정이라 한다.

출처 쏘카 홈페이지

사용법도 간단하다. 예약한 시간부터 회원카드로 문을 열 수 있는데, 차 안에 열쇠가 있으니 시동을 걸어 이용하면 된다. 반납도 다시 원래 있던 주차장에 세워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반납처리 된다. 최초 30분 이후 10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으며, 유류비는 주행거리만큼 청구되므로 도시에서 짧은 시간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모든 요금은 사전에 등록된 신용카드(체크카드 가능)에서 자동으로 결제되어 따로 결제할 필요가 없다. 나는 5시간 무료 이용 쿠폰을 이용해 총 4940원의 유류비만으로 이사를 마쳤다.

사용 후 소감을 스마트폰 앱으로 남길 수도 있다. 먼저 이용한 사람들의 한마디도 볼 수 있는데, 함께 사용한다는 공유의 개념 때문인지 쏘카의 이용자들은 주인의식이 있었다. 뒷사람을 위해 기름을 채우고 세차를 했으며 때론 따스한 말 한마디를 남겼다. 렌터카와는 달리 내 차처럼 소중히 쓰려는 마음과 함께 쓰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엿보였다. 가끔 볼일이 있거나 무거운 장바구니가 걱정될 때, 부담 없이 쏘카를 이용해 보자.

이렇게 이용하세요!

❶ 홈페이지(www.socar.kr)에서 회원 가입 후 결제 시 사용할 카드를 등록한다.
❷ 우편으로 회원 카드를 받는다.
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필요한 시간, 원하는 위치의 자동차를 예약한다.
❹ 정해진 주차장에 세워진 쏘카를 찾는다.
❺ 자동차 앞 유리 단말기에 자신의 회원카드를 대면 차 문이 열린다.
❻ 열쇠는 자동차에 부착되어 있다.
❼ 차를 떠날 때는 다시 회원카드를 앞 유리 단말기에 대면 잠긴다.
❽ 기름이 떨어지면 차 안에 있는 주유전용카드로 넣으면 된다.
❾ 모든 사용이 끝나고 정해진 주차장에 시간 내에 세워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반납처리 된다.




비싼 정장, 이제 필요할 때만 빌려 입자!│열린옷장

몇 년 전 어느 면접 자리에 청바지를 입고 간 적이 있다. 면접관은 “왜 정장을 안 입고 왔느냐”고 질문했고 나는 “대체 왜 정장이 예절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진 못했고 “보수적이라서 그런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면접관의 말만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면접관들은 나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느꼈나 보다. 알고 보면 지극히 상식적으로 사는 사람인데……. 어쨌든 정장이 상식이 된 세상이지만, 그 이후로도 나는 정장을 구입하지 않았다. 비싼 정장을 어쩌다 한 번 입기 위해 갖추기란 낭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일상을 살면서 정장을 입을 일이 뭐 얼마나 많겠는가? 많은 기업들도 이미 영업 분야가 아닌 이상 대부분 정장을 벗어나 편한 복장을 택하고 있으며, 국가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계절에 따라 쿨맵시, 온맵시를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자리에서는 꼭 입어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찌해야 할까?

열린옷장 사무실 ⓒ막둥씨

그때는 없었지만, 지금은 열린옷장이 있다! 열린옷장은 그 이름처럼 ‘모든 사람들이 옷장을 열어 서로의 옷을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하나의 생각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옷장 속에 숨어 있는 입지 않는 정장을 기증받아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해주고 있다. 면접을 봐야 하는 청년 구직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다른 목적으로도 빌릴 수 있다.

나는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맞추어 정장을 빌리기로 했다. 택배 수령이나 직접 방문을 통해 정장을 빌릴 수 있는데 후자를 택했다. 서울의 건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100미터 가량 걸으니 열린옷장 사무실이 나왔다. 친절히 나를 맞은 직원은 먼저 내 신체 치수를 잰 후 400~500벌이나 되는 기증된 정장 중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주었다. 착용 후 디자인과 크기가 마음에 들면, 바지 길이는 즉석에서 수선해 준다. 이렇게 하루 평균 20~30명 정도가 옷을 빌린다는데, 실제 내가 옷을 입어보고 수선하는 동안에도 20대 청년 두 명과 40대 부부가 이곳을 찾아 정장을 빌렸다.

반납할 때는 기증자에게 짧은 편지를 쓸 수 있다. 열린옷장은 이 편지를 엮어 기증자에게 전달한다. 이용자는 기증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고, 기증자는 뿌듯한 마음으로 자신의 정장이 이용되는 걸 바라볼 수 있다. 옷을 통해 따스한 마음까지 전달되는 셈이다. 정장이 필요하신 분들이 있다면 귀 기울이길 바란다. 옷장은 언제나 열려있다.

이렇게 이용하세요!

자신의 정확한 신체 치수를 측정한 다음 홈페이지(www.theopencloset.net)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맞게 입력하고 정장을 신청한다. 그리고 대여료를 송금하면 택배로 옷이 배달되어 온다. 서울시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열린옷장 사무실로 직접 방문해 원하는 정장을 찾을 수도 있다. 방문을 원할 경우 전화로 예약을 하면 된다.
* 대여료: 정장 자켓 1만 원, 정장 바지 1만 원, 셔츠 5000원, 블라우스 5000원, 구두 5000원, 가방 5000원, 벨트 2000원, 타이 2000원(정장 대여 시 타이 무료)  * 기본 대여일: 3박 4일





지식과 감성을 공유하는 밥 모임│집밥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은 주로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낯선 이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그리고 이런 교류를 가능케 해주는 만남의 장이 바로 ‘집밥’이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면 당장 집밥 홈페이지(www.zipbob.net)에 접속해 보라. 길상사 절밥 먹고 성북동 산책하기 모임부터 반찬 만들기 모임, 수제 맥주 만들기 모임,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 모임, 채식 모임 그리고 퇴사하고 싶은 사람들의 점심 모임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의 모임이 개설되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아주 손쉽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와도 대화가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관계에 굶주려 있고 감성과 지식의 공유에 목말라하고 있다. 아무리 통신이 발달해도 실제 얼굴 맞대는 관계를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전문가가 지적했다. 집밥은 이런 직접적인 만남의 창구다.

출처 집밥 홈페이지

집밥에는 낯선 사람들로 구성된 공개모임도 있지만, 비공개 모임도 충분히 개설할 수 있다. 나는 모임 주최자인 ‘집밥지기’가 되어 비공개 모임을 개설해 보았다. 주제는 ‘연애, 어떻게 하지?’를 내걸고 서로 잘 모르는 지인들을 초대했다. 최종적으로 나를 포함해 네 명의 청춘들이 모였다.

자리는 즐거웠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연애 이야기가 오갔고, 장거리 연애에 대한 견해라든가 남자와 여자의 심리 차이 등에 관한 대화가 오갔다. 때론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청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밤늦도록 이어졌다.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자 한 친구가 다른 이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주겠다며 나섰는데, 이게 웬걸? 참가자의 사진을 보내줬는데 즉석에서 퇴짜를 맞았다. 분위기는 일순간 냉랭해졌고, 막걸리였던 주종이 소주로 돌변하는 참극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늘 만나던 사람 외에 새로운 이들을 만나 관심 있는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구미가 당긴다면 오늘도 어디선가 집밥 모임이 열릴 테니 관심있는 하나를 골라 배도 채우고 감성과 지식도 채워 보자.

 이렇게 이용하세요!

집밥 홈페이지(www.zipbob.net)를 통해 원하는 모임에 참가 신청을 하거나, 직접 집밥지기가 되어 모임을 개설하고 참가자를 모집할 수 있다. 모임에 참가신청을 하면 집밥에서 집밥지기의 연락처와 모임 장소를 문자로 알려 주니, 시간에 맞춰 모임에 나가면 된다. 대부분 식사나 음료값은 자기가 먹은 것은 자기가 내는 n분의 1 방식으로, 사전 결제를 통해 무단 불참자를 막는 시스템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