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의 소풍이나 현장답사. 과연 그들은 무엇인가 느끼고 또 배우고 갈까? 아니면 그저 해만 끼치는 것일까?
어릴적 기억을 보충하기 위해 이곳에 재방문한 나로서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싶었다. 천천히 걸어서 절터까지 올라온 나를 맞이했던 이 팻말은 사실 귀여운 축에 속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에는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친것 같은 이들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사적지인 바위에 낙서를 한 한국인 남녀 유학생이 수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건이 떠올랐다. 단순히 벌금이나 처벌의 경중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의식의 문제다.
아는 만큼 느끼고 보인다는 말은 부정할 수 없는 명언이다. 조금만 배경지식이 있었더라면 저 한글을 깨우친 이들의 눈에도 감은사탑이 도화지로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나 또한 어릴적 이곳에 왔었을 때 그 누구도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 그저 버스에서 우르르 내려 한바퀴 돌고 돌아갔을 뿐이다.
요즘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마냥 학생들을 탓할 수 많은 없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하고 그들에게 들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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