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잡설

이기적인 사랑은 없다

by 막둥씨 2012. 2. 13.

 

사랑.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가 입에 내기엔 참으로 남사시럽은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사랑이 무엇인가? 사실 사랑의 정의는 제각각이다. 세상에 70억의 사람이 있으면 70억 종류의 사랑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정의는 사실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반적인 정의를 시도해 볼 수는 있다. 물론 나는 위의 근거를 들어 그런 시도를 해보진 않았지만 주위 지인들에게 종종 그런 질문을 던져 보곤 했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니?” 하고. 이런 추상적인 우문은 생각하기에 따라 한 없이 쉬운 질문일수도 또는 한 없이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다.
여튼 돌아온 대답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전에도 한 번 말 한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사랑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이란 답변이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문현답이라고 하나 보다 싶었다.
요즘 수많은 연애상담 글을 보며 동시에 스스로가 직접 경험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 할 수 없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실이다.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의 자세가 되어야만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에서 발췌돼 2011년 여름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에 걸려 있던 글귀는 다음과 같았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그런 나와는 이질적인 다른 인생의 집합체를 받아들이기란 사실 쉽지 않다. 아무리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하다 할지라도 같지 않은 이상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단점이나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끝까지 자기 자신의 기준으로만 타인을 바라본다. 상대방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아는 것. 나의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지혜. 이것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사랑이 가능하다.
이기적인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유욕의 한낱 다른 이름일 뿐이다.

'산문 > 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인 물은 썩는다  (1) 2012.05.27
뛰시오?  (1) 2012.04.14
우리 농(農)이 하는 일  (2) 2012.02.07
물건들을 정리하며  (0) 2012.02.06
도시적 삶의 환경성과 전원생활  (0) 2012.01.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