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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농사

마늘 수확

피곤한 날들의 연속이다. 저녁 늦게 집에 들어올 때면 밥을 먹고 자기에 바빴다. 이 시대의 대다수 젊은이들처럼 컴퓨터 중독인 내가 노트북을 켜보지도 못 한 날도 있을 정도이니 - 그래봤자 하루지만 - 어느정도인지 분간이 갈 것이다.

그제는 마늘을 수확했다. 작년엔 여름내내 서울에 머물러 직접 마늘을 캐진 못했다. 다만 기계를 이용해 캤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그 전 해에는 삽으로 직접 마늘을 캤는데 정말이지 몸살이 날 뻔 했다. 땅이 굳어 하나도 빠짐 없이 삽질을 해 줘야 마늘을 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계를 이용하면 그냥 손으로 뽑아 정리만 하면 되니 이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올해도 작년에 이어 기계를 빌려 왔다. 기계의 원리와 구조는 간단했다. 경운기에 연결 한 저 주황색 기계가 마늘수확기인데, 경운기 동력을 이용해 땅 속으로 들어가는 날개가 회전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흙이 땅 속에서 회전하는 기계 날개에 의해서 갈라지고 부서지게 되므로, 우리는 그저 갈라진 흙 속에서 마늘을 뽑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예전과는 비할 데 없이 편리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생각보다 만만한 작업은 아니었다. 특히 며칠 내내 아프다는 구실로 쉬었던 터라 몸이 적응이 안되어 있었다. 날시도 더웠던 탓에 하루종일 작업을 하고 나니 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하지만 수확의 재미는 분명 쏠쏠했다. 오늘과 내일에 걸쳐 뽑아 놓은 마늘은 하루 정도 볕에 말린 뒤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마늘밭이 길 옆에 있다 보니 지가가던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들 한 마디씩 하고 가신다. 난지형 마늘인 스페인 마늘에 비하면 작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한지형 마늘인 육쪽 마늘이 이정도면 굵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아버지와 어르신들의 대화를 종합해 볼 때 올해는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마을 알이 덜 굵은것 같았다. 이 또한 가뭄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지역은 무려 104년 만의 가뭄이라는 말을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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