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마늘을 캐낸 논에 가지를 심었다. 사실 지금은 가지 심는 시기로는 상당히 늦다. 예전에 고추를 심었을 때(http://cc.adventure.or.kr/28), 그 때가 바로 가지도 심어야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적시를 따르는 친구네 집 가지밭은 벌써 줄기가 대차게 올라와 있다. 아마 지금 심은 우리집 가지는 가지 수확철이 한창 지나간 무렵에야 열릴 것이다. 제대로 열려만 준다면 말이다.
다 심고 나서 보니 한 피가 빠져 있었다. 아버지가 구멍을 뚫고 내가 심었으니 이건 내 책임이다. 어떻게 하나를 빼먹을 수 있을지 스스로도 믿기진 않았지만 어쨋든 구멍이 비어 있으니 사실인 것이다.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어서야 구멍을 메우러 갔다. 한창 일 할 때는 사진이고 뭐고 남기기 어려운데, 하나를 빼 먹은 덕에 과정을 담아 보았다.
왼쪽 상단의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면 된다. 준비물은 물, 흙 떠붓는 농기계(이름이 무었인지 아무도 모른다), 가지 모 이렇게 세 가지다. 먼저 비닐에 구멍을 뚫고 홈을 판 다음 물을 부어 준다. 아침에 가지를 심을 때는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기계가 있었다. 아래로 향한 화살표 같이 생긴 막대기가 그것이다. 이 막대기는 경운기의 펌프와 호스로 연결되어 끝에서 물이 나온다. 그래서 이 화살표 끝으로 구멍을 내면 자동으로 물이 들어간다.
어쨋든 두 번째 사진처럼 구멍에 물을 부어준다. 나무도 옮겨 심으면 물을 주듯 작물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 다음 세 번째 사진과 같이 가지 모종을 그 구멍에 넣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흙을 떠 부어주면 끝나는 것이다. 흙을 떠 부어주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지가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함과 아래에서 잡초가 자라지 않게 하기 위함에 더해 심을 때 준 물이 쉽게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함이 그것이다. 고추나 담배등 다른 작물도 과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오후에 급격히 바람이 불고 천둥이 울리기에 소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끝내 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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