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1974년 11월 16일 대서양의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천문대는 세계 최대인 지름 305m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송신능력 향상을 기념하며 우주에 있을지도 모를 외계인을 향한 지구인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는 0.5MW 출력의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대역폭 10Hz를 갖는 주파수 2388MHz (파장 12.6cm)의 마이크로파로 송출되었다. 신호는 망원경의 305m 안테나에 의해 집중되어 헤라클레스자리의 구상성단 M13을 향해서 유효 출력 2×10 12W로 방출되었는데, 이것은 같은 주파수에서 태양보다도 밝은 것이었다. M13성단은 지구로부터 약 2만2800광년 떨어져 있으므로 만약 그 신호가 그 성단 안의 약 30만 개 정도의 별에 도달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를 고등 생명체에 의해 해석되고 그들이 답장을 보내게 된다면, 우리는 그 답장을 약 5만 년 뒤에 받아보게 될 것이다.
2. 아레시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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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레시보 메시지 해석
아레시보 메시지는 1679개의 0과 1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신호는 마치 FM라디오에서 음성 신호를 변조하여 실어 보내는 것과 같이 두 개의 다른 주파수로 변조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신호는 1초에 10개씩 송출되어 전체 메시지를 보내는데, 걸린 시간은 3분이 조금 안 되었다. 메시지는 당시 아레시보 천문대장이었던 드레이크(Frank Drake)에 의해 조심스럽게 작성되었고,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는 임의의 생명체도 해석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메시지를 해석하는 첫걸음은 1679라는 숫자가 유일하게 두 개의 소수 23과 73의 곱으로 분해된다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다. 따라서 메시지를 23개의 열과 73개의 행으로 배열하고 1과 0을 각각 흰색과 검정색의 네모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 그림을 얻게 된다(만약 메시지를 73개의 열과 23개의 행으로 배열하면 의미 없는 그림을 얻는다). 그림 오른쪽은 메시지를 해석한 것이다.
4. 굿바이 아레시보
인간의 지적 수준이면 해석할 수 있다는 메시지지만 과연 나는 해석할 수 있었을까? 꽤나 회의적이게도 되지만, 아마 머리를 싸매고 매달렸다면 언젠가는 풀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도달할 외계에도 지능이 높은 생명과 낮은 생명이 혼재해 있으리라.
가는데 2만5000년 오는데 2만5000년 즉, 5만 년 뒤에나 답장을 받아볼 수 있는 아레시보 메시지. 짧은 인류 역사 속에서 5만 년이란 긴 세월을 떠올려볼 때 이는 실제 답장을 받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우주와 미지의 세계로 향한 과학자들의 의지와 진일보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2007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폐쇄가 되는 건 아니지만, 관련 예산의 축소로 관측소 운영은 힘들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최초로 태양계 밖 소행성을 발견해냈으며,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탄화수소 호수의 흔적을 탐지해내기도 한 전파망원경. 영화 <콘택트>에서 우주라는 광활하며 미지의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준 장소. 이제는 작별은 고해야겠지만, 인류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굿바이 아레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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