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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존나'에 대한 단상

by 막둥씨 2011. 3. 22.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남녀 할것 없이 대화 중에 '존나'를 남발한다. 물론 쓰지 않는 것이 - 혹은 꼭 필요할 때만 적절히 사용하는것이 -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뜻을 알고나 쓰는 것일까?

 '존나' 혹은 '졸라' 등은 그 어원상 '좆나'가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좆은 남자의 성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에 '좆나'의 뜻을 몇가지 추정해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비슷한 뜻이며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좆빠지게'가 변형되었다는 분석이 가장 유력한듯 하다.)

 어찌되었든 굉장히 심한 표현이고 특히 여자가 사용할 표현은 아니다. 

 적다보니 문득 처음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기숙사에 살 때 받았던 쇼크가 생각난다. 1년 선배(남자)가 다른 선배(남자)에게 '시발년'이라고 욕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었다. '왜 남자에게 년이라고 할까...'

 씹은 여자의 성기 혹은 성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쓰는 '씨팔'은 '씹 할' 혹은 "씹 팔" 로 크게 두 가지로 해석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므로 "씹할놈(씨팔놈)" 혹은 "씹팔년(씨팔년)"이란 표현이 모두 가능해 보인다. 물론 대부분 두 표현 다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내가 충격받았던 사건은 이와는 상관없는 아주 특이한 것이었다. 왜 그는 그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확대해석을 굳이 해 본다면 그는 꽤나 '여성비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 그래서 '놈'에게 '놈'이라 칭하지 않고 '년'이라고 칭했던 듯 하다. 아니, 당시의 그의 어조와 성격등을 생각해보니 확신마저 든다.

 각설하고, 욕도 함부로 써서는 안될 것 같다. 쓰려면 알고 쓰자.


* 찾다 보니 '좆'과 '씹'의 어원도 발견 할 수 있었는데 <주역>까지 거슬러가는 흥미로운 것이었다.
* 씹할놈은 앞에 (네 어미와)가 생략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개가 근친상간을 하기에 '개새끼'가 욕이 되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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