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원죄 해석은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서 그 후손들 모두가 원죄를 지게 된다. 하지만 이는 결국 아담의 죄가 유전되어 원죄가 성립한다는 것인데 키에르케고르는 이와 같은 전통적인 해석에서는 사실 원죄의 모든 책임은 아담에게 있을 뿐 우리에게는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의 새로운 해석을 따르면 우리는 처음에는 선악의 구별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순진무구의 상태(운동이 없는 고요함의 상태, 無, das Nichts)에 있다. 그러나 순진무구의 상태라도 정신은 있으므로 이를 꿈꾸는 상태라 할 수 있는데, 이때 우리는 우리의 본성을 어렴풋이 느낀다. 즉 자유의 능력을 예감하는 것이다. 이때 불안이 형성된다.
결국 개별자인 우리는 순진무구의 상태에서 비약을 통해 죄를 짓게 되고, 이 타락을 통해 인간정신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종합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죄성을 자각, 신에게 귀의하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불안은 단순히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로운 정신이라는 사실의 징표인 셈이다. 또한 키에르케고르에게 불안은 신앙을 위한 전제가 된다.
사진 // 고향의 내음이 진동을 하는 파주에서 만난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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