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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포스트모던적 인간

by 막둥씨 2011. 5. 26.

 종종 들리는 커뮤니티에서 얼마전 근친혼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는 한 네티즌이 '사촌여동생과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글을 올리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근친혼에 대해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해 보면 근친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생학적으로 볼때 유전질환의 가능성 때문인데 이것이 6촌의 경우는 애매하더라도 7촌 8촌에 이르면 초산인 40대 임신부의 아이에서 발병할 가능성보다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행법에서 8촌까지 혼인을 금지하는 것(민법 809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네티즌은 다시 묻는다. 그런 이유에서라면 성관계를 가지지만 않는다면 사촌간의 사랑도 아무 문제가 없는것 아니냐고. 실제로 많은 네티즌들이 위의 사촌동생과 사랑에 빠진 남성을 응원하기까지 했다.

 반대론자들은 이것은 단순히 우생학적 문제가 아니라 통속되는 윤리규범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 중 한 네티즌은 위의 담론들이 오가는것을 보며 참 '가관'이라고 비꼬기 까지 했으며 다른이는 역겨워하기도 했다.

 다시, 이 모든것을 지켜본 한 이가 말했다. 바야흐로 포스트모던의 시대라고. 그리고 수 많은 포스트모던적 인간이 존재하는것 같다고. 나는 이 포스트모던적 인간이라는 개념을 보며 니체를 떠올렸다. 모든 진리나 가치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인간과 니체가 말하는 습관깨기의 초인의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쨌든 이 모든 담론들이 오가는 것을 보며 깨달았다. 나는 포스트모던적 인간임을. 그렇다고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걱정(?) 마시라. 왜냐면 나는 사촌 여동생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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