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붙잡고 있던 책이 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하루만에 읽힌다.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 빼고는 다 재미있더라니 그것과 같은 맥락인 듯하다.
도서관 앞에 이동식 헌혈차가 있길래 간만에 해보기로 한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피가 모자라는 이유가 성형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이며 진짜 도움을 주려면 병원가서 지정헌혈을 하라고 한다. 어쨋든 뭐 문화상품권도 받겠다 까짓거 성형 좀 해서 윤택한 삶을 산들 어떠리 싶어 차에 오른다. 간호사가 말하길 혈압도 좋고 손가락을 찔러 피검사도 해보더니 철분도 충분하고 뭐 여튼 좋단다. 전혈에 400밀리를 뽑는다고 통보받고, 최종적으로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다녀온 적이 있는지 위험지역이 적힌 표를 보여준다. 유럽 아프리카 등등도 있고 국내도 몇 군데 있다. 그 중 나의 눈에 뜬 강화군. 두달 전 강화로 놀러가 하루 자고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차에서 내렸다.
날이 바뀔 즈음 ㅅㄹ이와 대화를 나눴다. 이런 저런 옛날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알게된 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미지와 본인 스스로가 주장(?)하는 것 사이에 다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문득 보고싶다.
욕언여무화 欲言予無和 휘배권고영 揮杯勸孤影
이야기 나눌 친구 없어 술잔을 들어 외로운 자신의 그림자한테 권한다.
<근원수필> 중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요즘은 턱없이 분주한 세상이올시다. 며칠 전 어느 친구한테 "X 선생 댁에 매화가 피었다니 구경이나 갈까?" 하였더니 말이 맺기도 전에 "자네도 꽤 한가로운 사람일세." 하고 비웃음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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