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마지막 포스팅을 기점으로 시골생활기를 휴재했었다. 이유인즉 다음달이었던 10월부터 다시 도시에서의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도시로 가고 싶은 욕망에 시골을 떠났던 건 결코 아니었다. 개인적인 여러 사정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젊은 날에 대한 배려(?)였다.
어찌되었든 상관없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그래서 그동안 1년 반이 넘도록 휴재 코너로 남아있던 농촌생활기를 부활시켜 보려 한다. 농촌으로 내려간 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도시 ‘텃밭’을 공유하게 되었고 주말마다 농장에 다니게 된 덕분이다.
서울 변두리 은평구 구파발역 인근에(정확히 말하면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넘기 때문에 서울은 아니다.) 열 평 남짓한 땅이 생겼다. 혼자 하는 건 아니고 직장 선배와 함께 한다. 다른 사람들을 꾀어 보았지만 모두들 책임감을 져야 한다며 쉽사리 참여하지 못했다. 정작 주도한 사람들은 그다지 책임감이 없었는데도... (나는 작물이 실패하면 꽃씨라도 뿌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4월 13일 일요일 첫 텃밭 방문을 했고, 19일 토요일에 두 번째 방문을 했다. 첫날은 밭만 둘러보려 했는데, 부지런한 땅주인 아저씨 덕에 상추와 쑥갓 씨를 뿌리고 오이를 위한 지지대까지 세웠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는 들깨와 청경채 그리고 당근 씨를 뿌렸다. 4월의 마지막 주, 전국적으로 해갈에 도움이 될 봄비가 내린 덕에 잘 자라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앞으로 오이와 토마토, 고구마 등을 심을 예정이다. 넓으리라 생각했던 열 평 남짓한 땅이 막상 작물을 심다보니 매우 좁다. 쌈채소를 너무 많이 심어서 그럴지도... 시골생활기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지도 모르지만, 도시텃밭의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꽃밭 만드는 일이 없길!
'저장 >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텃밭 6주차 :: 상추, 쑥갓 수확 시작 (0) | 2014.06.24 |
---|---|
텃밭 3주차 :: 무성하게 자란 쌈채소 (0) | 2014.05.11 |
익어가는 벼 (1) | 2012.09.21 |
배추심기 (0) | 2012.09.04 |
내가 없는 아침 (0) | 2012.08.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