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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잡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존재하는가

by 막둥씨 2011. 12. 2.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라는 유명한 말은 차지하고서라도 나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것이 당최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아무도 가지 않았다면 그것은 애초부터 길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길은 누군가가 지나갔던 길이다.

 인생의 길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 자체도 아마 누군가가 적어도 한 번쯤은 지나간 길일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길이든 인생의 길을 걷고 있는 자들은 두려워 할 것 없다. 누군가가 지나갔다면 나 또한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걸어갔던 길을 지금도 사람들이 걷고싶어 하는 것은 그 길이 이전에 걸었던 이들로 인해 평탄하고 순탄한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고 시시해 할 것도 없다. 길은 하나지만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니까. 가는 행위 자체는 개별적인 것이고 세상에 둘도 없는 다시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제 보던 구름과 오늘의 구름은 다르다.

 나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삶의 여행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사진 / 2009년 호주 퀸즐랜드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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