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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밤골마을] 서울의 옛 골목 상도동 밤골마을을 다녀왔다. 이곳은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다. 곧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되면 모든 풍경은 사라질 것이다. 밤골마을과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의 대비를 담는 중. 낮에도 와보지 못한 곳인데... 첫 방문이 밤이다. 골목길은 신기함, 옛 정취와 함께 군데군데 빈집이 많아 스산함이 느껴졌다. 언덕배기에 위치해 독특한 구조의 집들이 많고 앞마당이나 창문을 통해서는 시원한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마을 꼭대기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밤골상회. 이곳까지 차가 올라와 주차장이 형성되어 있다. 예배당 사진을 찍고 있는 브루스 님. 혼자가기 무섭다며 오늘 나를 이곳으로 인도하신 분이다. 이런 동네들은 흔히 판자촌이나 달동네로 불린다. 재개발 계획이 아직 막연한 단계이거나 계획 .. 더보기
나무를 심자 나무를 찍다가 -리진- 그는 난생 처음 한 아름 거의 되는 나무를 찍어 눕혔는데 그 줄기 가로타고 땀을 들이며 별 궁리없이 송진 냄새 끈끈한 그루터기의 해돌이를 세었더니 쓰러진 가문비와 그는 공교롭게도 동갑이었다 한 나이였다 누가 심었을까 이 나무는? 혹은 저절로 자랐을까? 자라오며 이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하였을까? 얼마나 더 자랐을까 이 나무는? … 꼬리 물고 떠오른 궁리궁리는 마침내 그의 가슴속에서 소리 없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나무를 심자! 그 외침 속에 그는 자기도 몰래 삶에 대한 자기의 모든 사랑 모든 애수를 부어 넣었다. 자기가 심지 않은 나무를 찍어 쓰듯이 반생도 더 살아 오지 않았는지 갈피없이 더듬으면서 소리없이 거듭 외쳤다. 나무를 심자! 소설가 이윤기 선생이 방송중 읽다.. 더보기
글엮음 <강냉이> 제2호 유서 유서 쓰기 - 백현국 울컥, 시들한 세상살이 유서 한 장 쓰고 죽어 볼 요량으로 새우깡 한 봉지 뜯고 나발 분 쐬-주 두 병 A4용지 한 장 방바닥에 쓰러뜨려 놓고 일필 휘지할 요량으로 잡은 사인펜 떤다 유서. ...... ...... 쓰펄, 쓸게 없다 이 나이 되도록 A4용지 한 장도 안 되는 인생을 살었구나 결국 죽을 자격이란 A4 한 장 꺼리나 되야 생기는 구나 축난 새우깡 봉지 보며 실없이 웃는 쓸쓸한 중년 들어가며 죽음도 삶의 일부며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는 말은, 세상을 살다간 혹은 지금 살고 있는 현자들이 너나없이 주장한 바다. 하지만 우리네 실제 삶은 그들이 주장한 바와 크게 간격이 있어 보인다. 나는 진실로 죽음을 긍정할 수 있을까? 당신은 삶을 영유하며, 언젠가 당신의 생이 소멸된다는 사.. 더보기
SBS스페셜 ‘적게 벌고 더 잘 사는 법’ 시청 후기 본 글은 지난 2013년 4월 7일 방송된 SBS스페셜 시청 후 나눈 잡담을 정리한 것이다. 잡담 참가자 : 밀양강냉이, 막둥씨 대화 순서 방송을 보고나서 노숙자,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자급자족을 향한 열망 부록 : 프로그램 기획 의도 방송을 보고 나서 막둥씨 인상 깊은 발화가 몇 가지 있었다. 일단 떠오르는 건 두 가지다. 먼저 방송에서 한 일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술집을 운영하며 농사도 짓기 시작했는데, 농사를 지으면 무슨 상황이 발생해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라 공감했다. 내 손으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불안감이란 게 있다. 지금과 같이 분화된 사회에서는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흙집 짓는 거 배우고 싶었는데...(웃음).. 더보기
글엮음 <강냉이> 제1호 :: 커피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왜 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한집 건너 하나씩 커피집이 들어선 도시 골목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커피공화국이라는 단어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구나 난생 처음 커피를 접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아메리카노. 날 때부터 커피 애호가는 아니었을 터, 아메리카노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외치지 않았을까? “아우 x나 쓰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꾸준히 지금도 계속해서 마시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기도 한다. 문화적 중독일까? 아님 생물학적 중독일까? 그리고 대체 커피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제1호 커피에서는 밀양강냉이와 수원강냉이, 이 주요 강냉이 2명을 만나 이런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 더보기
건전지로 도시 광부 선언! 직장에서 퇴근한 막둥씨. 현관문 열고 집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면 저녁 요리를 한다. 밥은 TV를 시청하며 먹고, 상을 물리면 소소한 집안일과 함께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며 여가를 보낸다. 가상세계를 여행하다 정신을 차리면 어느덧 자정이 가까운 시각. 그리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잘 시간이다. 아쉽지만 아침 알람을 맞추고 잠을 청한다. 특별할 것 없는, 집에서 보내는 일반적인 저녁 시간 풍경이다. 그럼 이 단순한 시간을 보내며 총 몇 개의 건전지를 사용했을까? 살림살이가 매우 소박한 편인 나는 작은 집에 홀로 살기에 꼭 필요한 제품 외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구나 가전제품은 가급적 사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사용한 건전지는 현관문 도어락에 4개, 가스레인지에 2개, TV리모컨에 2개, 셋톱박스 리모컨에.. 더보기
핵사고가 터졌다, 진료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5월 국회는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핵발전소로부터 반경 8~10킬로미터에 불과했던 기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반경 3~5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사고 발생 시 무조건 주민을 대피시키는 예방적보호조치구역으로, 그 외 반경 20~30킬로미터까지는 방사선 농도 검사 결과에 따라 대피명령을 내리는 긴급보호조치계획구역으로 설정하며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의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최대거리를 20~30킬로미터 사이로 모호하게 설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시민사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50킬로미터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확인됐고, 후쿠시마 사고 당시의 주민대피령 범위가 반경 30킬로미터였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도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30킬로미터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보기
산책길 :: 북한산 우이령길 주말을 맞아 직장 선배들과 소귀고개란 뜻인 우이령길 산책을 다녀왔다. 그들은 이미 서너번 째 방문이고 나는 처녀 방문자였다. 사전 예약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우이령길은 하루 입장 인원을 1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나친 이용 압력에 따른 훼손을 막기 위해서인데, 40년간 이용이 통제되어온 탓에 생태보존이 매우 잘 되어있다. 교현(송추)나 우이동 방향 양쪽에서 모두 출발할 수 있는데, 우리는 교현방향에서 출발해 중간즈음에서 돌아 다시 교현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먼저 감탄을 자아내는 건 저 멀리 보이는 새하얀 봉우리다. 교현에서 출발하면 가는 길 방향으로 멋진 암석 봉우리가 펼쳐지는데, 이 봉우리는 점점 방문자의 왼편으로 다가온다. 양주시 오봉산의 다섯봉오리다. 옛날 원님의 딸과 결혼하고자 한 다섯 .. 더보기
풀숲닷컴 시작 십년간 유지해오던 누리집 주소와 이름을 바꾸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기념이라 하고 싶으나, 그보다는 새롭게 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워 보인다. 여전히 현실에서 벗어나진 못하지만, 오늘도 나는 풀이 무성한 그럼에도 인적 없이 고요하고 광활한 숲을 걷는 꿈을 꾼다. 풀숲닷컴 poolsoop.com 으로 접속하시길. 더보기
<운명이다> 중 특히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문송면 군의 죽음과 ‘원진레이온 사건’이다. 1988년 여름 서울 양평동 온도계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문송면 군이 일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수은중독에 걸렸다. 중독 판정을 받고 석 달도 되지 않아 사망했다. 그의 나이는 겨우 열다섯이었다. 같은 시기에 원진레이온 사건이 일어났다. 원진레이온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던 회사로, 일본에서 중고 기계를 들여와 비스코스 인견사를 생산했다. 그런데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이황화수소가 문제였다. 환기 시설이 없는 작업장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이 신체가 마비되는 병에 걸렸다. 피해자 가족들이 협의회를 만들어 피해배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이 그들을 도왔다... 더보기
아차산 아차산을 다녀왔다. 내 생에 두 번째로 5년만이다. 당시 이별의 상황을 홀로 정리하기 위해 올랐던 산. 나는 세상을, 사람을, 변하는 모든 것을 원망했었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을 아차산 능선으로 흘러가는 바람 속에 그렇게 날려버리고 내려왔었다. 다시 오른 그때 그 산의 그때 그 길. 변하는 건 결국 세상도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 자신에 가까우리라. 처음 아차산을 찾게 된건 온전히 영화 때문이었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 중 한 곳이 바로 아차산이다. 주인공 옥희는 12월 31일 나이든 남자(문성근)와는 가벼운 산책으로 아차산을 오르고, 1년 하루가 지난 1월 1일에는 젊은 남자(이선균)와 신년기분을 내기 위해 아차산을 오른다. 그리고 옥희는 독백으로 관객들에게 말한다. "아차산에 갔던 두 번의 경험을.. 더보기
2015 다시, 새해다. 첫날부터 날씨가 매우 맑은 덕분에, 동네 언저리에서도 주색 내뿜는 또렷하게 둥근 태양이 능선을 벗어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오직, 태양과 나 사이를 가로막은 건 평상시 일출구경을 방해하던 구름도 아니요, 일출을 바라보러 모여든 인파도 혹은 시야로 뻗은 나뭇가지도 아니었다. 오늘도 말 많고 탈 많은 가운데 건설중인 제2롯데월드 초고층 빌딩, 아아! 어찌나 높던지. 고층건물이 즐비한 서울 도심의 틈바구니에서도 홀로 우뚝 서 있었다. 실용 아닌 허영이 투영된 실루엣의 불안한 그림자가 첫날부터 내 앞에 드리웠다. 타오르는 또렷한 원형의 태양만큼 나의 열정도 미래도 뜨겁고 명확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세상 누구에게나 삶은 공평하게 불확정적이다. 새벽녘 안개가 낀 것 같은, 그리하여 쉽사리 갈 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