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6 지구온난화, 흰빛 옥상으로 막자! 인간의 오감 중 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바로 시각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일찍이 색은 인간을 지배해 왔다. 그 영향력은 때론 상징으로 또 때론 의미로 성립되고 발현되며 우리와 함께했다. 일례로 피와 같이 붉은색은 정렬과 사랑의 뜻을 품게 됐고, 흰색은 빛으로 본 모든 색상의 총화로 순결과 순수를 내포해 왔다. 빛이 없거나 모든 빛이 잠식당한 어둠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장엄함을 상징하는 검은색으로 드러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가진 본원적인 미적 갈증의 해소에 색이 큰 영역을 차지했다는 사실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건물 옥상을 흰색으로 칠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주목한 건 색이 가진 상징도 의미도 아니요, 색을 통한 통속적인 미의 완성도 아닌 색에 숨어있는 또 다른 비밀, 이른바.. 2015. 10. 2. 창 너머에서 보일 내모습을 상상하며 #아파트 도시에서도 단독주택을 짓는 이가 늘고 있다. 비결은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끈, 협소주택이란 용어로 불리는 소형주택이다. 좁게 짓고 층고를 올려 높게 짓지만, 전체적인 면적은 기존보다 검소하게 만들어 비용 부담을 줄인다. 덕분에 땅값 비싼 도시에서도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으로 단독주택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 가운데 혹자가 말하길,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앉아 어느날 생각을 했는데 자기 바로 위에서도 누군가 볼일을 보고 있고 아래에서도 볼일을 본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느껴졌단다. 이제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크게 유별나지 않다. 주거 양식에서의 양적 추구에서 이제 질적 추구의 시대가 왔다. 게다가 주거라는 본질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투자의 목적이 아니라. 그리고 본디 숲.. 2015. 8. 23. 바다보다 시원한 이곳은? 아직 여름이 한창인 8월, 도로의 아스팔트는 땡볕에 녹아들 기세고 인간이 촘촘하게 들어찬 콘크리트 상자는 밤낮으로 후덥지근하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돌려보지만 한때뿐, 달아오른 도심의 열기 속에서 불쾌지수는 한없이 솟구친다. 일이나 학업 능률도 떨어지고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을 내는 등 모두가 지치고 힘드니, 아! 정말이지 여름휴가와 방학은 괜스레 생긴 게 아님이 자명하다. 재충전의 시간, 올해는 어디로 향할까? 푸른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하는 해수욕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누가 부정하랴, 바다는 역시나 그리고 언제나 좋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상투적인 선택에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이번 여름은 냉장고만큼 시원하지만 전기는 필요 없는, 맛과 역사와 자연의 경이가 서려 있는 장소 3곳을 들러 보는 .. 2015. 8. 22. "공공기관이 먼저 수돗물 먹어야" 1908년 서울 뚝도 정수장 건설로 공급이 시작된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현재 수질 순위 세계 8위로 프랑스, 미국, 독일 등 선진국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국내 수돗물의 직접 음용률은 불과 5.4퍼센트로 일본 47퍼센트, 미국 56퍼센트, 영국 70퍼센트 등 다른 선진 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다.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들은 국민들에게 수돗물을 믿고 마시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정작 내부적으론 어떨까? 지난 7월 14일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조례안 하나가 경기도의회에 상정됐다. 경기도 공공기관 등에서 일회용 병입수 제공을 금지하고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도 일회용 병입수 제공 금지 및 수돗물 음용 촉진 조례안’이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양근서 의원을 만나봤다. 공.. 2015. 8. 22. 빙수의 귀환, 팥과 얼음의 연대기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2001년 발매된 가수 윤종신의 9집 히트곡 『팥빙수』의 한 구절이다. 당시 청춘을 보낸, 현재 30·40대 즈음의 독자들은 분명 멜로디까지 붙여 따라 불렀으리라.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노래가 나온 시기는 사시사철 빙수를 판매하는 전문 업체가 생겨나 빙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였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다. 흥행하던 사계절 빙수 가게들은 하나둘 사라지며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오늘 다시, 빙수의 시대, 팥빙수의 계절이 왔다. 새로운 이름, 조금 다른 콘셉트를 표방하는 빙수 전문점들이 몇 년 사이 우후죽순 생겼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커피에 내줬던 디저트 시장이 다시 빙수로 돌아오고 있다. ‘빙수.. 2015. 7. 10. 당신의 ‘시원차림’은 몇 단계인가요? “여성들은 치마를 입는데 왜 남성들은 반바지를 못 입나!” 남자로서 여름마다 들었던 생각이다. 무더위에도 고집해야 하는 긴바지는 덥기도 하거니와 무언가 불공평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두어 해 전부터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반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우려와는 달리 대부분 ‘입든지 말든지’ 정도의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왜 진작 입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아직 많은 조직에서 반바지는 금기의 영역일 것이다. 이쯤에서 젊은이다운 생각을 한번 해보겠다. 분명 한여름 무더위는 공평하게 찾아온다. 따라서 회사 사장도 부장도 대리도 모두 더운 건 똑같다. (물론 사장실의 에어컨 강도는 불공평할 수 있다) 게다가 공적으로 만나야 하는 협력사나 거래처의 직원도 마찬가지로 더울 것이다. 행정기관은 여름에 강력한 절전 .. 2015. 6. 19.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동반자 '마리몬드' 지난 1월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인 수지의 휴대전화 케이스가 이슈된 적 있다. 꽃을 눌러 제작한 압화 작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디자인의 원작자는 다름 아닌 위안부 피해 할머니. 제작사는 제품에서 나오는 수익을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기부한다고 했다. 실제 작년까지 2년간 누적매출인 7억 원 가운데 1억 원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했다. 영업이익의 거의 전부에 가까웠다. 그 회사가 바로 ‘마리몬드’다. 마리몬드는 나비를 뜻하는 라틴어 ‘마리포사(Mariposa)’와 새로운 생명과 부활, 회복의 메시지를 담은 고흐의 그림 ‘꽃 피는 아몬드 나무’의 ‘아몬드(Almond)'가 만나 탄생한 이름이다. 나비가 내려앉음으로 꽃이 만개하는 것처럼, 디자인 제품과 콘텐츠로 존귀함의 회복을 실현하고자 한다.. 2015. 6. 5. 그린디자인 제품 개발하는 '에코준컴퍼니' 에코준컴퍼니는 국내 1호 그린디자이너 윤호섭 교수의 제자인 이준서 대표(38세)가 세운 회사다. 이 대표는 3년간 연구조교 생활을 하다가 디자이너로서 더욱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에코준컴퍼니를 설립했다. 처음 선보인 제품은 커피 전문점에서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종이컵 모양의 ‘오리지널 그린 컵’. 옥수수 전분을 소재로 한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이 컵은 티백 음료를 마실 때 티백이 컵 안으로 빠지지 않도록 V홈을 낸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오리지널 그린 컵으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일회용 종이컵 쓰지 말고 휴대용 컵을 갖고 다니라는 캠페인을 많이 한다. 그런데 안 갖고 다니는 원인이 무얼까, 불편함이 무엇일까 분석을 하고 편리성을 아이디.. 2015. 6. 5. 청정 시골 재료로 요리하는 '소녀방앗간' 주의하시라! 이름은 소녀방앗간이지만 소녀만 있는 것도 아니고 방앗간은 더욱 아니다. 이곳은 경북 청송지역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올라온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밥집이다. 일반 밥집과 다른 점이라면 나물 등 식재료를 현지 생산자로부터 직접 조달할 뿐만 아니라 판매도 하며, 나아가 식당 운영의 궁극적 목표를 생산자들의 생활 안정과 지속가능한 생산활동 추구에 둔다는 점이다. 생산자 가운데서도 주목하는 건 시골의 할머니들이다. 소녀방앗간이란 이름 속 소녀는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의 설레는 마음과 함께 생산자인 할머니들의 순수함을 그린 표현이다. 방앗간은 옛날 방앗간이 참깨처럼 원재료도 팔지만, 그 참깨를 짜낸 참기름도 팔듯이 재료와 함께 요리도 판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처음에는 상품판매와 식재.. 2015. 6. 5. 이전 1 2 3 4 5 6 7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