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문421

봄맞이 친구를 사귀다 날이 따뜻해지자 사무실에서 식물 키우기 바람이 불었다. 너도나도 화분을 사는 마당에 편승해서 나도 많이 샀다. 그런데 그저 사서 키우면 되지 않겠냐는 나의 생각과 달리 분갈이를 해줘야 한단다. 거참 손이 많이 간다. 다행히 솜씨 좋은 선배가 있어 분갈이 하는 걸 지켜봤다. 선배들은 아기자기한 다육이나 꽃이 핀 식물 주로 골랐고 나는 취향따라 잎이 무성한, 푸르른 것들을 택했다. 솜씨 좋은 선배는 내 화분도 분갈이 해 주셨다. 이날 내가 산 화분은 자스민인데 향이 무척이나 좋다. 잘 키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 집에 있는 고무나무도 맡은 지 한 달만에 죽인것 같다. 처음에는 잎만 떨어지는 줄 알았더니 지금은 줄기까지 썩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재능이 없는 지도 모른다. 어느 블로그에 씌여 있던 말이 .. 2014. 4. 1.
봄이라니! 월초 2주간 앓은 탓에 누워만 있었더니 몸이 더 약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이사 온 뒤로는 딱히 걸을 일도 없어 운동은 더더욱 머나먼 어딘가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산책도 한 적이 없다. 볕이 잘 들지 않는 집에 사는데, 최근 식물이 점점 죽고 있다. 주말, 나도 식물들처럼 죽을까 싶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밖을 나섰다. 그런데 웬걸! 날씨가 엄청 좋은 게 아닌가? 추울까봐 걱정하며 옷을 챙겨 입었는데 땀이 났다. 볕도 눈부셨고 게다가 앞만 보며 살던 사이 꽃도 피고 새잎도 돋아났다. 뭔가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다. 내가 이리도 여유가 없던 사람이었나?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 지다니... 너무 집에만 있었나 보다. 집돌이, 홈보이이긴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도 좀 나와야 겠다. .. 2014. 3. 30.
택시 기사가 뭐 어때서? 어깨 펴고 살 일! 택시 기사에는 두 부류가 있다. 손님과 수다를 즐기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물론 손님도 이렇게 두 부류일지도 모른다. 여하튼 한 달 전 밤늦게 택시를 탔다. 공교롭게도 내가 탄 택시 기사분은 전자였다. 늘 후자의 부류만을 만나서 그런지 어색했다. 택시 기사는 대뜸 내게 “사람은 너무 정직하게 살아서도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무슨 말인고 궁금해 할 틈도 없이 자기의 살아온 인생을 털어놓으신다. 마치 미드 의 시즌1 에피소드1의 첫 장면 같은 상황이다. 드라마는 훗날 나이가 든 주인공 테드가 자식들에게 그들의 엄마를 만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조인데, 첫 장면에서 주인공 테드가 아들과 딸에게 “너희 엄마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마.”라고 하자 아이가 대답한다. “저희가 뭐 잘못했나요?” 내 기분도 그와.. 2014. 3. 6.
떨어지고 해진 속옷을 버리며 속옷이 가관이다. 너덜너덜한 건 기본이고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다. 이 상태가 된지도 벌써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 견뎌왔다. 평소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한 수도승의 책이다. 은 향적 스님의 프랑스 카톨릭 수도원의 체험기다. 스님과 카톨릭 수도원이라니. 꽤나 흥미진진한 조합이 아닌가? 그렇다고 거부감 들 정도는 아니었다. 왜냐면 카톨릭과 불교는 개신교와 달리 타 종교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대 있을 적 주말 종교 참석 시간에 나는 절에 다니다가 성당으로 갈아탄 적이 있었다. 나의 군 동기는 교회(개신교)에서 성당으로 갈아탄 친구였다. 종교의 역사나 맥락을 보자면 내가 더욱 몰매 맞을 변절자(?)였지만, 성당 .. 2014. 3. 6.
“해양투기 중단” 약속 깬 기업들 2014년은 결국 해양투기 오명의 해로 남게 됐다. 정부는 애당초 예정되어있던 2014년 해양투기 전면금지를 포기하고, 기업들이 올해도 계속 바다에 폐기물을 버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런던협약·의정서 가입국 중 우리나라가 산업폐기물을 바다에 버려 오염시키는 유일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야 한다”던 정부가 결국 자처해서 불명예를 떠안은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올해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폐기물을 내다버리는 국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기만이 도를 넘었다. 해양투기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대국민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국민 기만한 기업들 지난해 환경연합 바다위원회는 정부가 2014년 해양투기 전면중단 유예 움직임을 보이자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각종 활동과 함.. 2014. 3. 4.
낭비하는 물, 이제 기부하실래요? 워터팜의 제안! 전 세계를 통틀어 사람이 죽는 이유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각종 암도 아니고, 잔혹한 살상이 벌어지는 전쟁도 아니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가는 그것, 바로 오염된 물이다. 그런데 아직도 10억 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 그중 5세 미만 어린이가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많은 국제 구호단체들이 생겼고, 그간 세계 각지에서 우물을 파 왔다. 그런데 여기 조금은 색다른 우물을 파려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로 지구 반대편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려는 소셜벤처 워터팜(Water Farm)의 대표 박찬웅 씨(31세)다. 그의 콘셉트는 단순하며 명쾌하다.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물을.. 2014. 3. 4.
안녕 UFO, 나는 유에프오를 볼 수 있을까? 시작은 최근의 한 기사에서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평구 박사 연구팀이 2007년부터 2년간 45차례에 걸쳐 대전에서 채취한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 대기먼지)를 분석해 중금속 원소들의 화학적 함량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평구 박사? 평구....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약간은 촌스러운 이름. 아, 어디서 들었더라? 곧 나는 어렵지 않게 영화 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극 중 박상현(배우 김범수)은 여주인공인 최경우(고 이은주)가 이름을 묻자 머뭇거리다 주위의 ‘은평구’라는 글귀를 보고 자신의 이름을 평구라 말한다. 박평구. 여주인공 최경우는 이름이 부끄러워서 그랬냐고 괜찮다고 다독인다. 이 영화는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여성과 연애에는 숙맥인 버스 운전기사 청년이 마음을 열고 .. 2014. 2. 26.
시계 선물 이른바 손석희 시계라 불리는 카시오 시계를 선물 받았다. 고급스런 은색 메탈바디에 방수기능, 스톱워치, 알람 그리고 전자식 백라이트까지 겸비한 첨단 디지털 시계! 시계 브랜드로 유명한 카시오의 야심작!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자랑스레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모두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거 우리 (할)아버지가 쓰시던 것 같은데……” 아! 이것은 스테디셀러의 방증이리라? (고마워요. 잘 쓰겠습니다. 이제 시계에 어울리는 옷을 사 주세요.) 2014. 2. 16.
아이 간식 책임지는 엄마들이 떴다! “엄마, 집에 밥 있어? 밥 먹고 가야돼?” 해가 일찍 저문 어느 겨울날 저녁,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 있는 한 카페로 중학생 남자아이가 들어온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집에 밥이 없었는지 아니면 엄마가 바쁜 탓인지 아이는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다. 돈은 내지 않았다. 대신 점원이 내민 장부에 무언가를 끄적인다. 외상이라도 하는 걸까? 게다가 대개 부모란 아이가 믿을 수 있는 집밥을 먹길 원하는데 전화기 너머 어머니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색적인 풍경의 이곳, 마을기업으로 설립된 친환경 간식 카페 ‘바오밥나무’다. 엄마의 마음에서 탄생 바오밥나무는 아이들에게 조미료와 첨가물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엄마들이 직접 만든 카페다. 음료도 팔지만 무엇보다 .. 2014.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