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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19

친환경 출퇴근? 목숨을 걸어라! 지난 3월호를 읽으신 분은 모두 아시리라. 나는 뱃살에 충격을 받은 이후 출퇴근길을 걸어 다니려 노력했다. 그런데 도시의 길이란 대개 그렇듯 갈수록 지겨워졌다. 더구나 나의 출퇴근길은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변을 이용해야 하는 터라 차량 소음이 귀를 괴롭혔다. 그렇다. 걷기 좋은 길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날도 풀리기 시작해 딱 좋다 싶었다. 그렇게 며칠 자전거를 탔다. 왕복 8킬로미터 정도의 짧은 구간. 그런데 오히려 갈수록 스트레스만 쌓였다. 자전거는 있었지만, 마음 놓고 달릴 길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위험천만 자전거도로 집에서 사무실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일은 짧은 거리와는 반대로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다. 먼저 길의 유형이 복잡했다. 보행자와 인도를 함께 쓰는 .. 2013. 4. 3.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 후쿠시마 핵사고 2주기를 기념하는 추모와 우정의 탈핵축제가 3월 9일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후쿠시마에 부는 바람, 그리운 고향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섭씨 23도의 때 이른 봄 날씨가 1500여 명 시민 참가자들의 탈핵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며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이날의 행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고리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부산, 월성 핵발전소가 가동중인 경주 등 주요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참가한 모든 시민들이 바라는 건 단 하나. 핵 없는 안전한 사회,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함께하는 사회다. 올해로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두 번째 봄바람이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 고향에 부는 바람은 여전히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밀양의 바람, .. 2013. 4. 3.
지구를 지켜줘! 어스아워(Earth Hour) “전등을 끄고 별을 만나요!” 일 년에 단 하루,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전등 1시간 끄기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 지구의 시간)가 올 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이 지구촌 행사는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에 진행되며, 이번 2013년은 3월 23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가 전등을 꺼야할 시간이다. 작년에는 무려 152개국 7001여 개의 도시가 참여했으며, 우리나라도 서울시청, 남산N서울타워 등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 시민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세계적 행사는 각 나라의 시간을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뉴질랜드가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심야의 에너지 낭비 및 빛 공해가 심각하다. 에너지시민연대의 지난 조사 결과를 보면, .. 2013. 3. 23.
독립출판, 주류가 부정했던 단면들을 지지하며 최근 들어 두 명의 친구가 내게 독립출판 잡지를 각각 소개해줬다. 와 가 그것이다. 책을 사보진 않았다. 대략적인 정보를 찾아보거나 한두 개의 꼭지를 읽어본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금세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존에 존재하는 매체의 틀에 맞추기 위해 콘텐츠를 고민할 필요 없이, 우리가 가진 다양한 삶의 모습과 사상에서 우러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가 정의하는 자기 자신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일상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그래서 더 정감이 가는 책인 것이다. “green mind는 단순한 환경 매거진이 아니에요. 이 책은 green + min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실천과 각오부터 오늘도 하루를 씩씩하게 .. 2013. 3. 17.
뱃살 보고서 :: 당신의 배는 안녕하십니까? 배가 불러왔으나 임신은 아니었다. 나는 남자니까. 결국, 인근 보건소에 들러 체지방 검사를 했다. 결과는 복부비만에 하체 허약. 직장 선배들은 결과를 보며 놀려댔고 나는 그들에게 믿기 힘든 진실을 외쳤다. “원래는 이러지 않았다고요!” 직장생활 불과 100여 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난날을 되짚다 주위를 둘러보니 불러오는 배는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놀려대던 선배들도 “나도 한 번 검사해볼까?”라며 웃음 뒤에 숨겨진 고민을 내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결코 길지 않은 서너 달의 시간 동안 대체 내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지난날을 떠올려보았다. 몸의 변화에는 분명 생활의 변화가 선행되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고향에서 상경해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먼저 활동량이.. 2013. 2. 28.
폐암 원인 2위 라돈, 당신의 집이 위험하다 최근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관련법의 개정 및 제정이 따랐다. 이제 공원, 학교, 버스정류장 내 금연은 당연하고 150제곱미터 이상 대규모 음식점까지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에 이어 폐암을 일으키는 두 번째 주요 원인인 라돈(Radon)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고 있을까? 침묵의 살인자 라돈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그 중 의료행위에서 노출되는 부분을 빼면 85퍼센트는 자연방사선에 의한 것인데, 이 자연방사선의 절반이 라돈에 의한 노출이다.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무색·무미·무취의 기체로 사실 지구 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문제는 농도가 짙어진 실내의 라돈.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퍼센트가 .. 2013. 2. 28.
잔 속 청춘의 고민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 사실 산발적으로는 종종 만나고 있었지만 그리고 오늘 모임도 결국 산발적인 모임의 규모밖에 되지 못했지만 그것으로도 족했다. 사람이 몇인가에 상관없이 술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웃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말하지만, 연말연초 꽤나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냈다. 고민의 내용은 단순명료했다. '앞으로의 생에 과연 새로운 것이 있을까? 비슷한 경험을 해도 처음, 그 잊지 못할 순간의 벅찬 감동이 과연 다시금 찾아올까?' 더이상 삶은 다채롭지 못하며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이 될 것만 같았다. 게다가 직장생활이라는, 내가 선택한 이 '자발적 자유의 제한'은 어쩌면 태어나 지금까지 살며 처음 맞이해보는 성질의 것이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군대보다 더 숨통을 죄여왔다. 끝이 보이지 않기.. 2013. 2. 8.
보물을 찾았다, 그 이름 빈 병! 어린 시절 빈 병을 모아 동네 슈퍼에서 과자로 바꾸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빈 병의 가격은 30~40원가량. 서너 개를 모아가면 과자 하나를 사 먹을 수 있는 큰돈이었다. 그 쏠쏠한 재미에 친구들과 빈 병을 찾으러 다닌 적도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레 그만두었다. 과자값은 해마다 올랐지만 빈 병의 가격은 그대로였고, 한 아름의 빈 병으로도 더는 과자 하나 사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미를 잃은 ‘빈용기보증금제도’ 어린 내가 단순히 병의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빈 병 보증금. 사실 1985년 처음 빈용기보증금제도가 도입된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 출하된 소주병, 맥주병을 재사용하면 원가절감을 할 수 있어 기업도 국가도 이를 반겼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환경적인 측면이 더 주.. 2013. 2. 6.
그 아픔에 함께했네 수습(修習). 학업이나 실무 따위를 배워 익힌다는 뜻이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늘 배움과 익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회는 수습기간을 허용한다. 함께사는길 수습기자 3개월.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익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슴에 와 닿고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그간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겪는 아픔이었다. 잔혹한 첫 출근지난 가을 첫 출근을 하루 앞두고 선배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사무실로 오지 말고 구미 불산사고 취재에 동행하세요.” 그렇게 나는 내 책상 구경도 못해본 채 구미로 내려갔다. 첫 출근이라는 상황과 낯선 선배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과는 반대로 구미를 비롯해 사고가 난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는 내게 친숙한 곳이었다. 모교인 고등학교가 불과 5킬로미.. 2013. 1. 1.